- 왜 이리 애타게 붐을 기다릴까?

[서병기의 핫이슈] 22일 전역하는 붐은 바로 예능에 적응가능할까? 붐(29 본명 이민호)은 오는 25일 SBS ‘강심장’ 녹화에 참가해 9월 6일부터 방송을 타고, SBS 파워 FM ‘영스트리트’의 DJ로 확정됐다. MBC 추석특집 ‘제3회 아이돌스타 육상선수권대회’ MC로도 나설 계획이다. 방송사마다 붐을 붙잡아놓으려고 한다.

스타가 제대하자마자 바로 프로그램에 투입되는 건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하지만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니다. 김종민은 아직 ‘1박2일’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붐은 높은 적응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 이유는 MC의 희소가치에 있다. 분위기를 띄우면서 진행까지 할 수 있는 30세 전후에 있는 MC는 붐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그래서 이 자리는 붐이 2년간 비워놓아도 주인 자리를 뺏기지 않는 시장이다. 게다가 종편채널 개국을 앞두고 있고 음악과 예능 케이블 채널도 활성화되고 있어 붐의 시장은 규모가 더 늘어났다.

‘강심장’의 박상혁 PD는 “개그맨이 버라이어티 MC로 갈때는 적응기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붐은 이들과는 달리 바닥부터 단련해 올라온 헝거리형이며 단독진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붐의 역할은 분명히 있다. 과거 지드래곤을 흉내내는 등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할 일을 찾아가는 형이다”고 설명했다.
 
붐은 예능PD와 작가의 기획에 그대로 들어가 역할을 수행하는 수동적 캐릭터가 아니다. 강심장의 ‘붐아카데미’는 제작진이 만든 게 아니라 붐이 직접 짜 제작진에 가져온 것이다. 이번에도 새로운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붐은 기자에게 버라이어티 예능을 공략하는 방법중 하나로 “시청자와 작가, PD 마인드를 연구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붐은 공익요원이 아니라 국방홍보원에서 연예사방으로 ‘위문열차’ 등의 MC를 계속 했다는 것도 다시 방송가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한다.
 
개그맨 출신이나 가수는 버라이어티 예능에 적응하지 못해 ‘병풍’ 캐릭터로 있는 경우가 많다. 자신과 맞지 않는 프로그램에서는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 붐도 가수 출신이다.
 
안양예고 1학년 때인 98년 키(Key)라는 그룹의 멤버로 앨범도 낸 붐은 ‘뉴클리어’ ‘레커’로 재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난 뒤 가수를 완전히 접고 MC로 전업했다.
 
집에서 쫓겨나 친구 단칸방에 더부살이하며 낮에는 식당에서 일하고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면서 기회를 엿봤다. 그러다 2005년 케이블 채널 M.net VJ로 재출발해 ‘끼’와 노력으로 지상파 예능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그렇게 해서 자연스레 체득한 것이 싼티 캐릭터다. 붐은 “싼티는 값어치가 없는 불량품이 아니다”면서 “붕어빵이 싸다고 해서 맛이 없는 음식이 아니듯 ‘싼티’도 멋과 함께 중독성까지 지녔다”는 싼티 철학까지 세웠다.
 
“누구에게나 싼티의 욕구가 있다. 누가 그것을 끄집어내 주느냐에 있다. 대기업 회장도 회식에서는 넥타이를 풀어헤친다.” 붐이 ‘싼티’를 공략하는 포인트다.
 
붐은 프로그램 MC와 코너 MC, 게스트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자신을 완전히 버릴 수 있는 파이팅과 활력, 즉 노홍철 같은 특성에다 프로그램 진행까지 더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축제와 대학축제 등 각종 행사에서는 섭외 1순위였다.
 
고상한 척 하는 게 미덕이 되지 않는 시대 붐의 싼티는 비호감을 걷어냈다. 군에서 제대하는 붐의 싼티는 또 어떻게 달라졌을까?


칼럼니스트 서병기 <헤럴드경제 기자 >wp@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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