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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룸’ 김희선, 대배우 김해숙을 연기로 설득할 수 있을까
기사입력 :[ 2018-10-08 14:28 ]


‘나인룸’, 작품만큼 궁금한 김희선과 김해숙 연기 콜라보

[엔터미디어=정덕현] 36세의 출세가도를 달리는 변호사와 63세의 나이로 무려 34년째 형 집행이 미뤄진 사형수. 성공하기 위해 사람 하나는 쉽게 이용하는 인물과, 한 사람을 위해 자신의 마음을 다 쏟았으나 결국 배신당한 인물. tvN 새 토일드라마 <나인룸>은 이렇게 전혀 다른 입장에 서 있는 을지해이(김희선)와 장화사(김해숙)가 어느 날 영혼이 바뀌며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영혼체인지가 일어나기 전 을지해이는 장화사의 감형 심사를 누락시키기 위해 그를 격동시키고, 결국 폭력을 행사하게 함으로써 이를 성사시킨다. 그는 이를 통해 자신이 있는 로펌 ‘담장’에서 시니어 파트너가 될 수 있게 해달라는 조건을 건다. 결국 자신의 성취를 위해 장화사를 이용했던 것. 하지만 영혼이 바뀌면서 두 사람의 입장은 완전히 정반대가 되어버린다.

잘 나가던 을지해이의 영혼은 사형수 장화사의 몸에 들어가 감방 생활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고, 죽을 날만을 기다리며 매일 아침 죽음을 경험하며 깨어나곤 했던 장화사의 영혼은 을지해이의 젊은 몸에 들어와 그 화려한 삶을 누리게 됐다. 이처럼 <나인룸>의 영혼체인지는 완전한 타인이라 여기며 자신의 성공을 위해 이용하기도 했던 인물이 바로 그 사람의 입장이 되는 극적인 변화를 만들어낸다. 과연 을지해이는 이 변화를 통해 장화사의 입장을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될까.



또한 을지해이에게 자신이 이용되었다는 사실을 알면서 절망하고 있던 차에 그의 몸으로 영혼이 들어가게 된 장화사는 처음에는 이 변화를 낯설게 여기지만 차츰 그 삶에 빠져 들어간다. 교도소를 나와 그토록 원하던 엄마를 찾아가 병실을 특실로 바꿔주고 모든 비용을 자신이 처리한다. 하지만 장화사는 단지 이런 변화를 누리는 것에 안주하지는 않는다. 한때는 그토록 자신이 온몸을 던져 사랑했지만, 결국 배신당했던 추영배가 SHC그룹의 회장이 되어 기산(이경영)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그는 복수를 꿈꾸게 된다.

흥미로운 건 바로 이 기산(실상은 추영배)이라는 인물을 중심에 두고 을지해이와 장화사가 얽혀있다는 점이다. 당시 ‘장화사 세코날 살인사건’이라 불리던 추영배가 살해당했다고 알려진 그 사건을 추적하던 을지해이의 아버지 을지성(강신일)은 검찰총장을 목표에 둔 전도유망한 검사였으나 이 사건 추적을 계기로 추락하기 시작한다. 결국 큰 상처를 안긴 딸 을지해이에게도 버림받게 된다. 지금의 속물적인 욕망을 가진 을지해이라는 인물의 탄생에는 과거 기산과 연루된 모종의 사건이 있다는 것이다.

<나인룸>의 관전 포인트는 그래서 을지해이의 몸을 갖게 된 장화사가 과거 자신을 나락으로 빠뜨렸던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가를 알아가는 그 과정이고, 이로써 장화사의 몸을 갖게 된 을지해이 또한 장화사와 아버지의 입장을 알게 되면서 공감하게 되고 나아가 함께 복수를 해가는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야기의 극적 구조만으로 보면 흥미진진한 스토리지만, 결국 관건은 이렇게 영혼체인지를 한 인물들의 변화하는 심리를 1인2역을 맡은 배우들이 제대로 설득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만일 이 설득이 가능할 수 있다면 드라마의 성공은 물론이고 여기 출연하는 배우들에게는 굉장히 큰 성과가 될 수 있을 것이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극적 사건들만 겉도는 결과가 벌어질 수도 있다.

김해숙이야 워낙 연기자로서 다양한 변신을 성공시켜온 전력이 있다. 김희선은 역시 JTBC <품위 있는 그녀>에서 우아진 역할로 확고한 연기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바 있지만, 이번 작품이 특히 큰 도전으로 다가오는 건 다름 아닌 김해숙과의 1인2역 연기를 선보여야 한다는 점이다. 김희선과 김해숙은 극 중에서 서로 다른 위치에 서 있다가 그 입장을 공감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과연 이 과정을 통해 연기에 있어서도 서로가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작품만큼 흥미로워지는 대목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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