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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 토크쇼에 ‘무도’를 입히다
기사입력 :[ 2011-12-11 09:22 ]


- 토크쇼, 쉴새 없이 토크 이어져야 성공한다?

[서병기의 대중문화 트렌드] 토크쇼는 끊임없이 토크가 이어져야 한다. 밋밋하고 나긋나긋한 토크쇼는 외면당한다. 새롭게 개편된 KBS ‘해피투게더3’를 보면 이 점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실제 목욕탕 탈의실이라는 공간을 벗어나 건식 사우나 세트장으로 옮긴 ‘해투3’는 기존 4명의 MC에 G4로 불리는 김준호 허경환 김원효 정범균 등 개그맨 4명이 ‘해투3’ 고정 패널로 투입됐다.

여기에 유세윤 장동민 유상무 등 옹달샘 3명과 정찬우 김태균 등 컬투, 이지혜가 게스트로 초대됐다. MC 8명을 포함해 이야기 하는 사람만 무려 14명이었다. 소대급 토크 규모에서 사단급 토크 규모로 확대됐다. ‘강심장’의 토크 규모에 육박한다. 이로써 ‘해투3’는 ‘착하고 편안하게’에서 ‘빠르게 치고나가는’ 스타일을 바뀌었다.

사실 수도권에서 안정적으로 시청률 15%를 넘기는 토크 예능은 ‘세바퀴’다. ‘세바퀴’에는 입이 많다. 쉴새 없이 토크를 만든다. 토크 사이에는 노래와 댄스, 상황극, 성대모사, 게임, 퀴즈, 설문 문제풀이 등 다양한 장치들을 집어넣는다. ‘라디오스타’와 ‘강심장’도 쉴 새 없이 토크를 만드는 토크 버라이어티다. ‘라디오스타’는 MC가 4명이나 있는데도 유세윤이라는, 캐릭터 강한 MC를 새로 보강했다.

MC와 게스트를 합치면 15~16명이나 되는 SBS ‘스타부부쇼 자기야’는 금요일에 방송될 때는 시청률이 12~14%나 나왔다. 목요일로 옮기면서 ‘해투3’와 경쟁하면서 시청률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8~9%는 유지한다. 일반인의 고민거리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안녕하세요’도 일반인 게스트와 5~6명의 연예인 고정 및 게스트가 토크를 이어가는데, 최근 들어 시청률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토크쇼 PD들은 이제 나긋나긋하고 편안한 토크쇼는 시청률이 안나온다고 말한다. 이렇게 진행되면 시청자들은 케이블 채널이나 종편으로 리모컨을 돌려버린다. 그러니까 언제 틀어도 재밌게 몰입할 수 있는 토크쇼가 시청자에게 먹힌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편안한 토크쇼인 ‘힐링캠프’나 ‘승승장구’가 탈출구를 찾는 건 쉽지 않다. 자극 없이 솔직하고 담백함으로만 풀어가면 분위기는 좋지만 시청률은 보장하지 못한다. 하지만 ‘힐링캠프’는 게스트에 맞는 힐링 포인트를 찾아가고, ‘승승장구’는 게스트에 대한 집요함이라는 디테일을 찾아가며 생존하고 있다.

‘해투3’의 개편 첫날 반응은 수다스럽다거나, 어수선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의도된 것이다. ‘라디오스타’가 어떤 국면에서는 마치 따발총을 쏘듯 빠르게 진행된다. 여기서 김구라는 저격수다. 처음에는 “이것 뭐지?” 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이런 속도감에 꽤 익숙해졌다.

‘해투3’의 개편 첫날인 8일 전국 시청률은 전주에 비해 꽤 상승한 13.9%. 반면 MBC ‘주병진 토크 콘서트’는 두번째 주만에 4.9%로 주저앉았다. ‘주병진 토크 콘서트’는 밋밋한 단선적 진행이다. 최현정 아나운서의 역할은 별로 없다. 게스트와 MC 주병진이 1대1 맞토크를 주고받는다. 이런 형식으로는 성공하기 매우 어렵다. 이날 차승원은 모델, 연기자, 또 아버지로서 인간적인 모습까지 보여주었지만 기대만큼 시청률이 나오지 않은 것은 포맷 때문이다.

‘해투3’의 빠르게 치고나가는 방식으로의 개편은 메인 MC 유재석이 강력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재석은 주말 프로그램 ‘무한도전’과 ‘런닝맨’ 등 두 리얼 버라이어티로는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주중 프로그램인 ‘해투3’와 ‘놀러와’ 등 토크 버라이어티에서는 노후한 느낌을 주고 있다.

그렇다보니 유재석이 자신이 진행하는 토크쇼도 큰 변화를 주기를 원했다. 그것은 다인 토크 체제에서, 매주 변화를 주는 방식이었다. 유재석은 ‘무한도전’에서 매번 새로운 미션과 에피소드, 테마에 도전하고 있다.

‘무한도전’은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노홍철, 정형돈, 길 등 멤버 7명만으로 만드는 예능이 아니다. 달력 특집을 위해 밖으로 나가면 시민들이 합류하고, 무도가요제나 조정특집 등을 하면 정재형, 장윤주, 이적, 데프콘 등 무도 패밀리형 게스트들도 함께 프로그램을 만든다.

유재석은 이런 방식을 토크쇼에도 도입했으면 하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 유재석의 이런 생각과 ‘해투3’ 김광수 PD의 기획연출력이 만나 ‘해투3’가 개편된 것이다. 개편된 ‘해투3’는 수다스럽기는 하지만 조금씩 조정 작업을 거치면 익숙해지고 적응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토크쇼도 ‘빠른 놈’이 ‘느린 놈’을 이기는 세상이다.


칼럼니스트 서병기 < 헤럴드경제 선임기자 > wp@heraldm.com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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