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있는 전설’ 유재석의 생존법

[엔터미디어=배국남의 눈]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너무나 큰 상을 받게 돼 여러분에게 감사합니다. 올 초까지만 해도 ‘런닝맨’이 좋지 않아 제가 이런 상을 받을 상황도 아니었고 꿈꿀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런닝맨’이 있기까지 사랑해주신 시청자 여러분, 더 많은 날이 남아 있습니다. 더 많은 즐거움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국 예능사에 새로운 대기록이 수립되는 순간이었다. 유재석이 12월 30일 서울 SBS 공개홀에서 열린 2011 S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함으로서 7년 연속 8회 대상수상이라는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금자탑을 세운 것이다.

유재석은 2005년 KBS연예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2006, 2007, 2009년 MBC연예대상, 2008, 2009년 SBS연예대상 2010년 MBC연예대상에 이어 2011년 SBS 연예대상에서 영광의 대상을 차지해 7년 연속 8회 대상수상이라는 대상 최다수상 신기록을 수립했다.(2011 MBC 연예대상 시상방식이 변경돼 대상은 ‘나는 가수다’프로그램이 차지하고 쇼버라이어티 부문 남자 최우수상은 유재석이 수상했지만 대상 타이틀이 아니기에 대상 수상기록 포함에서 제외)

그동안 이경규가 1991년,1992년 드라마와 예능을 통합 시상하던 MBC 방송대상에서 코미디 부문 대상,1995년, 1997년 MBC 코미디 대상, 2004년,2005년 MBC 연예대상 대상, 2010년 KBS연예대상 등 7회 대상 수상으로 유재석과 동률을 이뤘다. 하지만 SBS 2011 연예대상 수상으로 유재석이 대상 최다수상 기록을 새롭게 쓴 것이다.

우리는 8회 연예대상을 수상한 유재석을 이 시대 최고의 예능 스타이자 예능계의 현재진행형 전설이라고 부른다. 유재석이 8회 연예대상을 수상하며 한국 예능 프로그램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원동력은 무엇일까.

사람들이 ‘유재석이라 쓰고 레전드로 읽는’ 이유는 방송 내외적으로 다양하다. 우선 유재석의 예능인으로서 뛰어난 실력, 끊임없이 진화하는 진행능력, 그리고 대중이 선호하는 진행 스타일 구축 등 예능인으로 뛰어난 자질과 실력이 유재석 신화의 가장 큰 힘이다.

유재석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보여주는 진행 스타일이나 게스트나 고정 출연 멤버들과의 호흡, 멘트 구사력, 위기대처능력, 애드립과 몸개그, 코믹 연기력 등 예능 프로그램의 MC로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 또한 급변하는 예능 트렌드와 대중의 취향과 기호를 담보하거나 선도하는 예능의 코드를 끊임없이 개발하며 예능인으로서의 스펙트럼을 확장시켜왔다.

그리고 유재석이 무엇보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겸손과 성실 그리고 배려라는 대중이 가장 좋아하는 진행 스타일을 견지한 것도 높은 인기를 끌게 한 예능인으로서의 큰 강점이다. 유재석은 스태프에서 동료 연예인 멤버, 게스트를 배려하며 이들의 잠재력을 프로그램에서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해주고 예능 프로그램의 방향 제시자, 조정자, 그리고 동료연예인의 조력자로 맹활약하는 명실상부한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 진행 스타일을 견지했다.

그리고 상상을 초월하는 철저한 사생활 관리와 사적 영역에서의 긍정적인 활동으로 대중이 환호하는 이미지의 표상이 된 것도 한국 예능사의 현재진행형 신화로 자리를 잡는데 한몫했다. 유재석은 무명에서 최고 스타로 부상하는 과정 그리고 국민 MC로 우뚝 선 이후 단 한번도 스캔들이나 구설수에 휘말린 적이 없을 정도로 초심을 잃지 않고 자신의 관리를 철저히 해왔다. 또한 사적 영역에서도 겸손과 배려, 사랑나눔을 꾸준히 해왔다. 수많은 시청자와 동료 연예인들의 유재석에 대한 사적 영역에 관한 전언의 내용들은 그 자체가 감동이다.



유재석은 지난 1월2일 방송된 ‘무한도전-팬미팅편’에서 “방송이 너무 안 되고 하는 일마다 자꾸 어긋난 적이 있다. 그 때 간절하게 기도했다. 한번만 기회를 주시면, 단 한번만 개그맨으로서 기회를 주시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 소원(한번만 기회를 달라는 바람)이 이뤄지고 난 후에는 만일 내가 초심을 잃고 이 모든 것이 나 혼자 이룬 것이라고 한번이라도 생각한다면 세상에서 가장 큰 벌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한 것은 바로 스타로서 뿐만 아니라 자연인 유재석에게 사람들이 아름다운 환호를 보내는 이유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유재석 삶 자체가 감동적인 스토리텔링인 점도 대중의 사랑을 받는 원인중 하나다. 오랜 무명생활을 견디면서 좌절과 절망에 굴하지 않고 스타로 비상한 자체가 감동적인 성공신화인 것이다. 이러한 유재석을 보면서 힘든 사람들은 용기를 얻고 좌절에 빠진 사람들은 희망과 위로를 얻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중매체와의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미디어를 기막히게 잘 관리하는 것도 유재석의 강력한 스타화의 힘이다. 유재석은 모든 미디어에 공평하게 공개된 자리가 아닌 특정매체나 특정 기자와의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기로 유명한 연예인이다. 대신 방송 프로그램을 통한 모습으로 승부를 건다. 이는 대중매체를 적으로 만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중매체의 잘못된 보도로 인한 편견과 왜곡을 막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리고 예능인 유재석으로만 평가받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스타는 미디어가 구축한 이미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는 ‘스타’의 저자 리처드 다이어의 지적이나 “오늘날 스타는 미디어가 선별한 생산물” 라는 미디어이론가 노르베르트 볼츠의 주장처럼 미디어는 스타의 생명을 좌우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런 미디어를 잘 운용하고 관리하는 유재석의 힘은 유재석을 이 시대의 최고의 예능인으로 자리 잡게 한 강력한 원동력이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강력한 스타덤을 구축한 유재석을 ‘살아있는 예능 레전드’라 읽는 것이다.


칼럼니스트 배국남 knbae@entermedia.co.kr


[사진=SBS,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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