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과 볼거리로 채워진 ‘미스트롯2’, 정작 가수가 안 보인다

[엔터미디어=정덕현]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트린 걸까. TV조선 <미스트롯2>의 기대감이 조금씩 실망감으로 바뀌고 있다. 첫 회 시청률이 무려 28.6%(닐슨 코리아)를 기록했다는 건 원조 트로트 열풍을 일으켰다는 이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컸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그 후 <미스트롯2>의 시청률은 28.5%, 27%로 조금씩 빠지고 있다. 급격한 시청률 하락은 아니지만, 보통 상승세를 이어가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청률 추이와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미스트롯2>가 예상과는 다른 이런 흐름을 보이고 있는 건, 가장 큰 원인이 다름 아닌 스타 탄생의 부재때문이다. 3회까지 방영됐고, 1,2회를 거친 마스터 예선전으로 진, 선 미 3인방을 포함한 본선 진출자 49팀이 가려졌지만, 생각만큼 두각을 나타내는 스타는 눈에 띄지 않는다. 그마나 예선전의 진, , 미에 각각 오른 현역부 B조의 윤태화, 아이돌부 홍지윤, 재도전부 김의영이 실제로도 눈에 띄는 참가자들이었지만, 아직까지 팬덤을 일으킬 정도의 인물들에는 어딘지 부족한 면들이 있었다.

<미스트롯2>의 출연자 풀이 그만한 스타성을 가진 인물들을 많이 갖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미스터트롯>이 예선전을 거쳤을 때 이미 주목받았던 톱7들의 면면과 비교해보면 단박에 드러난다. 장민호부터 이찬원, 영탁, 정동원, 임영웅, 김희재, 김호중 같은 쟁쟁한 스타성을 가진 출연자들이 일찌감치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하지만 <미스트롯2>는 예선전을 통해 이런 스타탄생을 아직까지는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는 <미스트롯2>가 트로트만이 가진 특유의 맛을 새로운 얼굴들을 통해 전달하는데 실패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게다가 예선을 통과한 49팀이 벌이는 장르별 팀미션은 그 미션의 특성상 볼거리에 치중되는 면이 있어 트로트의 찐맛을 내기는 어렵다. 그래서 연기와 댄스는 물론이고 아크로바틱 심지어 공중낙하 같은 화려한 볼거리가 가득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트로트의 진짜 맛을 가리는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결국 예선전에서 진에 등극한 윤태화가 탈락하는 이변이 발생한 건 화려한 볼거리에 치중하다 음 이탈, 불협화음까지 내게 된 <미스트롯2>의 엇나간 방향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물론 이런 볼거리가 가지는 쇼의 재미요소도 그간 TV조선이 해온 트로트 오디션의 중요한 부분이지만, 그 전에 더 중요한 건 트로트의 맛 자체를 살려 놓은 연후에 이런 볼거리도 힘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사실 예선전에서도 충분한 실력이나 개성, 매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출연자들의 아쉬운 빈 공간을 채운 건 지나치게 사적 감정에 휘둘려 눈물까지 흘리는 심사위원들이나, 기준 자체를 알 수 없는 합격 버튼의 남발 같은 것들이었다. ‘장르별 팀미션은 트로트의 찐맛을 보여준 참가자들이 트로트 말고 다른 것들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는 미션이지만, 애초 트로트의 맛을 제대로 보지 못한 터라 퍼포먼스가 부족한 매력을 가리려는 것처럼 보인다. 이래서는 트로트 오디션의 원조를 주장하는 일이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어째서 <미스트롯2>는 그만한 위상과 존재감을 갖고 있으면서도 재야에 묻혀 있는 실력 있는 트로트 원석들을 그 무대 위에 충분히 세우지 못한 걸까. 112팀이 애초 예선전에 참여했지만 그 많은 출연자들 속에서 트로트의 찐맛을 느끼게 해준 무대가 손을 꼽을 정도로 적었고, 그렇게 뽑힌 이들도 단박에 팬덤을 자극할만한 스타성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실력자들이 이 무대를 찾지 않은 것인가 아니면 프로그램이 실력자들을 찾아내지 못한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이미 시즌을 거듭하며 실력자들이 소진되어서일까. 그 이유가 무엇이든 <미스트롯2>는 기대감을 잔뜩 갖고 기다리던 시청자들에게는 아쉬움과 실망감이 적지 않은 오디션이 되고 있다.

우후죽순 쏟아지며 방송의 쏠림 현상을 야기하고 있는 트로트 광풍에 대해 점점 식상해진다는 평가와 함께 포맷 베끼기의 문제는 없는지 정덕현 평론가가 짚어봤습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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