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트랙#1’, 박형식과 한소희의 더할 나위 없는 매력

[엔터미디어=정덕현] 더할 나위 없는 박형식과 한소희의 매력에 빠져든 시간이었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운드트랙#1>이 종영했다. 단 4회로 짧게 종영했지만, 작품 속 캐릭터에 녹아든 박형식과 한소희의 그저 보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아름다운 장면들은 오래도록 잔상을 남긴다. 사운드트랙 #1이 종영했으니 #2는 언제 하느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사운드트랙#1>의 종영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는 방증이다.

드라마는 짝사랑을 해본 적이 없어 이를 주제로 가사를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는 은수(한소희)가, 20년 절친 선우(박형식)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이로 인해 선우가 은수 집에서 함께 지내며 작업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선우는 8년 전부터 이미 은수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었지만, “평생 안 헤어지려면 평생 친구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진 은수에게 더 이상 다가가지 못했다.

그래서 선우가 은수의 작사를 도와주며 들려주는 짝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가사를 빌려 전하는 선우의 마음이나 다를 바 없었다. 그러다 좋은 기회가 생겨 해외로 사진 작업을 하기 위해 1년 간 떠나게 되면서 은수는 알게 된다. “너 군대 갔을 때 그 때 사실은 나 많이 아주 많이 울었어. 몰랐지? 그 때는 새벽에 같이 라면 먹을 친구가 없어져서, 추운 날 목도리 감아줄 친구가 없어져서, 열 받으면 전화로 하소연할 친구가 없어서 인 줄 알았어. 근데 너 1년 전에 떠나던 날 확실히 알겠더라. 사랑이었구나. 이게 사랑이구나.”

그것이 사랑이라는 걸 알게 된 은수는 너무나 마음이 아리고 아팠다고 했다. 그것은 짝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된 자신 때문만이 아니었다. 이렇게 아리고 아픈 걸 선우가 혼자 8년 동안이나 외롭게 했을 거라는 걸, 그걸 너무 뒤늦게 알아차렸기 때문이었다. 결국 선우의 짝사랑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은수의 짝사랑을 거쳐 두 사람의 사랑을 확인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평이한 멜로드라마의 이야기일 수 있지만, <사운드트랙#1>이 남다른 여운을 남는 작품이 된 건, 두 사람만 부정하거나 알지 못하는 사랑을 시청자들이 충분히 알 수 있는 예쁜 장면들과 말과 행동들을 통해 전함으로써 그 간극이 주는 떨림을 끝까지 이어갔기 때문이다.

은수의 목에 선우가 들러주던 목도리나, 두 사람만의 ‘원픽’으로 나누던 막걸리, 낡아 버리려던 자전거를 선우가 고쳐 놓자 그걸 타고 꽃집으로 가는 은수의 모습이나, 선우가 인형 속에 넣어둔 ‘네 인생 모든 찰나에 내가 함께이면 좋겠다’는 메모 그리고 은수가 쓴 가사의 마무리로 선우가 적어 넣어준 ‘오래 내 곁에 있어줘요. 사랑해요.’라는 가사 글귀 등이 그것들이다.

김희원 감독의 영상 연출은 마치 잡지 화보를 보는 듯한 감각적인 구도와 색감으로 이들의 사랑이야기를 감성적으로 전해줬다. 그리고 그 화면 속에서 두 역할을 연기한 박형식과 한소희는 드라마 속 캐릭터가 아닌 바로 그 인물이 된 듯한 매력을 보여줬다. 두 사람이 얼굴을 마주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어떤 설렘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그런 매력이 작품 곳곳에서 묻어났다.

4부작으로 소품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운드트랙#1>은 어떤 면에서는 쓸데없는 장면들이나 상황들을 모두 덜어내고 필요한 이야기와 영상으로만 채워놓은 군더더기 없는 드라마였다. 괜스레 이야기를 늘려놓은 멜로드라마보다 훨씬 더 여운이 남는 건 바로 그 압축미 때문이었다. 한 주에 한 회 서비스된 그 방식이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제 4회가 모두 공개된 지금이 <사운드트랙#1>의 예쁜 사랑이야기에 빠져들 적기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디즈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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