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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최원영, 윤상현 능가하는 마마보이 될까
기사입력 :[ 2013-04-07 12:59 ]


- <백년> 최원영, 전설의 ‘쪼다새’ 윤상현 넘나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진규의 옆구리tv] <장군의 아들>에서 사나이 연기를 보여주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박상민은 90년대 중반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바로 샐러리맨의 애환을 다룬 이명세 감독의 영화 <남자는 괴로워>에서 유약한 마마보이 역할을 맡은 것이다. 이 영화에서 박상민은 중절모를 벗어던지고 동그란 안경을 쓴 멍한 눈빛의 신입사원 ‘박상민’으로 등장한다. <남자는 괴로워>의 박상민은 아침밥도 엄마가 먹여주고 데이트에 대해서도 엄마에게 물어보는 대책 없는 마마보이다. <남자는 괴로워>의 박상민은 90년대에 등장한 유약한 남성상, 혹은 변화시켜야 할 못난 남성상의 풍자적인 모습으로 희화화되었다. 물론 영화는 흥행하지 못했고 박상민은 다시는 ‘박상민’을 연기하지 않았으며 다시 장군의 아들에 가까운 캐릭터를 도맡아 보여주었다.

그 후에도 유약하고 줏대 없는 마마보이는 언제나 한국사회의 대중들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빤하고 식상한 존재였다. 하지만 90년대 후반 마마보이와 아들에게 집착하는 시어머니라는 소재를 한국형 스릴러라는 코드에 버무린, 핏물 뚝뚝 떨어지는 김장김치처럼 무시무시한 영화 한편이 개봉한다. 바로 최지우가 며느리 연극배우 윤소정이 시어머니 역할을 맡은 <올가미>였다. 이 영화에서 다 큰 아들을 벌거벗긴 채 욕실에서 비누칠하며 씻기는 장면은 큰 화제였다. 하지만 당시 신인배우 박용우가 날엉덩이까지 드러내며 열연을 펼치긴 했지만 이 영화의 중심은 역시 마마보이가 아닌 시어머니와 며느리였다.

이후, 마마보이 캐릭터가 대중들에게 호감 혹은 인상적으로 남게 된 계기는 바로 MBC 드라마 <겨울새>를 통해서였다. 이 <겨울새>는 희한하게도 터프하고 믿음직한 남자주인공 정도현보다 마마보이였던 조연 주경우가 더 많은 관심을 끈 특이한 경우였다. 주경우가 인상 깊었던 까닭은 캐릭터나 대본의 힘보다는 배우 윤상현이 보여준 연기 때문이었다. ‘쪼다’ 혹은 ‘쪼다새’라는 별명을 얻은 윤상현은 다른 남자배우들이 전형적으로 연기한 마마보이를 그의 방식대로 섬세하게 해석했다.



윤상현은 <겨울새> 이후에 자신만의 연기패턴을 찾아가는데 그건 바로 무게 잡지 않으면서도 모성애를 자극하는 귀여움이었다. <겨울새>의 쪼다새 주경우는 그의 이런 장점을 처음으로 선보였던 캐릭터였다. 특히 쪼다새 주경우가 의자에 태아자세로 웅크리고 앉은 채 손톱을 깨무는 장면은 그야말로 명장면이었다. 반대로 이태곤이 연기한 평면적이고 폼만 잡던 남자주인공 정도현은 완전히 묻혀 버렸다.

그 후 <겨울새>와 같은 시간에 방영하는 MBC 드라마 <백년의 유산>에서 마마보이 쪼다새가 다시 돌아온다. 하지만 이번 마마보이는 단순히 강한 어머니의 억압 아래 납작 엎드린 채 부리를 숨기는 쪼다새가 아니다. 윤상현이 연기한 <겨울새>의 주경우는 겉으로는 성공한 사회인이지만 내면은 어머니의 말에 무조건 순종하는 유아기의 꼬마였다. 하지만 <백년의 유산>의 김철규는 아내 민채원에 대한 집착어린 사랑 때문에 처음으로 엄마의 품에서 벗어나려는 야망을 지니게 된 청소년기의 반항아 쪼다새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쪼다새는 마마보이의 알을 깨고 나오려고 괴로워하고 몸부림치고 날갯짓한다. 작가가 김철규의 캐릭터에 공을 많이 들인 덕인지 김철규를 연기하는 최원영 역시 이런 인물의 다양한 감정선을 살리는 데 꽤나 성공적이다.



최원영은 우선 마마보이의 특징인 어리광과 유약함을 교묘하게 드러낸다. 물론 이건 스타일리스트의 능력일 수도 있겠다. <백년의 유산>에서 최원영이 보여주는 홈패션은 전형적인 아동복 같은 의상들이다. 만화캐릭터나 유치한 무늬가 그려져 있기도 하고 종종 깜찍한 칠부 반바지를 입고 나타나기도 한다. 그가 외부에서 보여주는 패션이 세련된 캐주얼정장인 것과 비교해 보면 더욱 도드라지는 패션코드다.

이렇게 홈패션을 통해 마마보이임을 증명하고 있으니 굳이 연기에서 마마보이 특유의 유약함과 어리광을 드러낼 필요까지는 없다. 그 빈 여백을 최원영은 몸부림치는 쪼다새의 다양한 감정선으로 채워나간다. 이혼한 아내 채원을 잊지 못하고 매달릴 때는 애절새, 채원에게 집착해서 그녀를 납치했을 때는 섬뜩새, 어머니 방회장의 구차한 음모를 알아차리고 그녀에게 화를 내는 불효새의 모습은 물론이고 평소의 껄렁대는 태도를 보여주는 한량새까지. 아마 이렇듯 다양한 면모를 지닌 마마보이 캐릭터도 또 그걸 마마보이 아닌 마마보이로 보여주는 연기자도 지금까지 없었던 것 같다.

상황이 이러하니 <백년의 유산>의 김철규 쪼다새가 드라마가 진행되는 내내 평면적인 남자주인공 역할에 머무르는 이세윤 답답새보다 시청자들에게 더 호감을 얻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다.

칼럼니스트 박진규 pillgoo9@gmail.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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