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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우·이상윤·최원영이 이렇게 쏠쏠하게 어울릴 줄이야
기사입력 :[ 2015-10-17 16:26 ]


‘스무살’ 성공의 팔할은 최지우·이상윤·최원영 캐스팅 덕분이다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진규의 옆구리tv] 배우에 대해 흔히 말할 때 천의 얼굴을 지닌 얼굴이란 비유가 있다. 그런데 어떤 배우들은 천 개 아닌 그냥 하나의 얼굴만 지닌 경우도 있다. 허나 그 하나의 얼굴, 그러니까 그 배우만이 지닌 독특한 표정이나 분위기, 말투가 인상 깊게 각인되는 경우도 있다.

tvN 금토드라마 <두 번째 스무살>의 주인공 만학도 하노라와 연극연출가 차현석을 연기하는 최지우와 이상윤도 역시 하나의 얼굴을 지닌 배우에 가깝다. 그간 작품을 함께하지는 않았지만 최지우와 이상윤에게는 공통된 매력이 존재한다. 그건 나이는 들었지만 두 사람 모두 소녀스러움 혹은 소년스러움이 남아 있는 배우들이라는 점이다. 그것은 두 배우의 매력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약점으로도 작용한다.

이상윤이 보여주는 인물들은 늘 어딘가 감정처리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인상을 준다. 혹은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모르는 남자라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 밋밋한 부분을 그는 소년처럼 풋풋한 미소로 대신하곤 한다. 아니면 엄마에게 컴퓨터 쓰는 시간을 제한 당해 토라진 중학생 같은 표정과 투덜대는 말투로 분노와 슬픔을 비슷하게 연기하거나.

최지우는 감정처리에는 능한 배우다. 아니 오히려 그 감정을 절제하는 법을 모르는 배우에 가깝다. 그녀가 울거나, 웃거나, 혹은 미묘하게 슬픔을 표현하는 부분들은 꽤나 진실하게 다가와서 집중도가 높다. 하지만 무언가 계산과 전략이 필요한 대사나 움직임에서 그녀는 긴 경력에도 불구하고 어설픔이 엿보인다.



그런 까닭에 두 배우에게는 언제나 어울리는 옷이 따로 있다. 아마 이 커플과 가장 어울리지 않는 조합은 JTBC <밀회>의 이선재(유아인)와 오혜원(김희애) 커플이 아닐까 싶다. 비슷한 소년 이미지지만 현란한 감정의 기복을 넘나들며 격정적인 사랑에 몸을 던지는 이 인물을 이상윤이 연기하는 건 상상하기 힘들다. 온갖 눈치 보기에 찌든 삶을 살다가 격정적인 사랑에 조심스럽게 몸을 내던지는 오혜원을 최지우가 연기한다면? “이건 특급 칭찬이야.” 같은 대사를 최지우가 귀여운 표정으로 속삭인들 그 특유의 간결한 말투에 밴 복잡한 속내를 녹여낼 수 있을까?

하지만 <두 번째 스무 살>의 최현석과 하노라는 두 배우의 약점마저 장점으로 만드는 훌륭한 케이스다. <두 번째 스무 살>에는 기본적으로 나이든 남녀의 ‘썸’타는 분위기가 중요한 기조로 흐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칙칙하거나 느끼하지 않고 풋풋한 분위기를 내야만 한다. 더구나 우리가 사춘기 때 상상했던 것과 달리 나이가 마흔이 되어도 우리에게는 다들 어린아이 같은 구석이 남아 있지 않은가?



그렇기에 차현석이 지닌 그 ‘초딩스러운’ 남자아이 성격이나 하노라가 지닌 여전히 여리디 여린 여자아이 감수성은 이 드라마에서 꽤 중요한 키포인트다. 이상윤과 최지우 두 배우가 지닌 소년스러움과 소녀스러움은 이런 드라마의 분위기와 정확하게 들어맞는다. 딱히 동안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두 어른들의 말투와 표정, 분위기에서 흐르는 하룻강아지 같은 사랑스러운 풋내라니.

이 적절한 캐스팅에 <두 번째 스무 살>은 배우 최원영을 끼얹는다. MBC <백년의 유산>에서 배우 박원숙이 연기한 시어머니의 마마보이로 얼굴을 알린 그는 어느새 엄마 박원숙의 품을 떠나 엄마와 맞먹는 드라마의 감초가 된 것 같다. 아니 감초라기보다 소스에 더 가깝겠다.



그가 연기한 인물들은 드라마를 부드럽게 감싸 안으면 그 맛을 돋궈낸다. 이 드라마에서 최원영의 매력은 이상윤과 최지우 같은 풋풋함이 아니라 영리한 감칠맛이다. 그가 그렇게 맛을 돋궈낸 드라마는 <상속자들>, <쓰리데이즈>부터 <킬미, 힐미> 그리고 최근 <너를 기억해>까지 다양하다. 이들 드라마에서 최원영은 주연은 아니지만 주인공들의 주변을 맴돌며 그들의 이야기를 훨씬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특히 <너를 기억해>의 사이코패스 이준호는 이 배우가 지닌 장점,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끌고 가면서도 감정은 지극히 절제하는 특유의 매력을 발휘한 캐릭터였다.

<두 번째 스무 살>에서 하노라의 남편 김우철 교수로 등장한 최원영은 그간 자신이 연기해온 모든 캐릭터를 적절하게 배합하며 보여주는 느낌이다. <백 년의 유산>에서 보여준 마마보이 찌질남을 베이스로 가끔은 <너를 기억해>의 복잡 미묘한 사이코패스의 얼굴도 슬며시. 거기에 두 주인공과 상황을 끌어갈 때는 <상속자들>이나 <킬미, 힐미>에서 보여주는 조력자의 모습도 엿보인다. 그렇기에 몹쓸 악역인 김우철은 최원영 덕에 이 드라마의 긴장감을 만들어내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악역으로 완성된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 세 배우의 조합을 예전에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겨울연가>의 멜로 히로인 최지우와 김수현 작가의 막내아들 ‘엄친아’ 최적화인 이상윤과 마마보이 찌질남의 대가 최원영이라니. 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배우들이 엮어내는 관계가 이렇게 쏠쏠한 재미가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

칼럼니스트 박진규 pillgoo9@gmail.com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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