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밴드2’, 프로듀서들의 사전미팅에 담긴 포부와 기준

[엔터미디어=정덕현] 과연 우리에게도 BTS처럼 글로벌한 인기를 가진 K밴드가 탄생할 수 있을까. 돌아온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밴드2>는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가진 프로듀서들의 사전미팅을 통해 먼저 이런 질문을 던졌다. K팝이 전 세계의 팬들을 끌어 모으고 있지만 이런 인기에 걸맞는 이렇다 할 K밴드는 잘 떠오르지 않는 현실에서 <슈퍼밴드2>가 내놓은 출사표다.

이런 일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게 프로듀서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전 시즌에서 ‘Adventure of a lifetime’을 조원상, 이강호, 김영소, 임영빈이 3대의 기타와 1개의 베이스로 연주해 원곡자인 콜드플레이가 SNS를 통한 극찬을 했던 상황이 그걸 말해준다. 이제 실력 있는 밴드 아티스트들의 음악은 언제든 SNS를 통해 글로벌한 인기나 반향이 가능해진 시대다.

사전미팅에서 프로듀서들은 저마다의 심사기준을 내놨다. 그건 다름 아닌 이들을 꿈꾸는 K밴드의 조건이나 다름없었다. 유희열은 트로트나 K팝만이 줄 수 없는 음악적 즐거움이 있듯이 밴드만이 줄 수 있는 음악적 힘이 있다며, 그래서 심사기준이 단 하나라고 했다. 그것은 밴드가 음악을 내놨을 때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아이덴티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밴드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색깔을 만들어가는 것이고 그래서 그 색깔이 분명하게 드러나야 한다는 게 그가 내세운 조건이었다.

처음으로 혼자 예능에 출연한다는 이상순은 자신이 늘 밴드를 해왔다며 그 경험에 비춰 개개인의 역량보다 멤버들 간의 케미가 중요하다고 자신만의 기준을 내놨다. 그가 내놓은 조건에서 주목할 만한 단어는 ‘양보’라는 거였다. 함께 음악을 하는 것이니 양보하지 않으면 불협화음이 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저마다의 기량을 갖고 있는 이들이 양보를 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거였다.

윤종신은 ‘독창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거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우리들이 하는 밴드 음악은 결국 서구의 음악의 영향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그들과 비슷한 방향성으로는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거였다. 우리나라만의 ‘로컬’의 느낌이 분명히 나와야 세계적일 수 있다는 게 그가 K밴드의 조건으로 ‘독창성’을 내놓은 이유였다.

여기에 이번 시즌에 새로이 참여한 CL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퍼포먼스와 스타성을 보겠다고 밝혔다. 연주와 노래만큼 어떻게 팀이 그 기량들을 보여주는가도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프로듀서들은 음악이라는 게 능력만으로 대중들의 호응을 얻는 게 아니라는데도 공감했다. 결국은 그 아티스트가 가진 매력이 관건이라는 것.

지난 시즌을 회고하고 새로운 시즌의 출사표를 던진 <슈퍼밴드2> 비긴즈는 이제 K밴드를 향한 그 첫걸음을 내딛었다. 과연 우리네 밴드들 중에서도 BTS처럼 글로벌한 인기를 끌 수 있는 K밴드가 탄생할 수 있을까. 불가능하지만은 않은 이 오디션 프로그램이 내놓은 포부가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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