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센스2’가 한국 예능의 현재 판도에서 갖는 남다른 의미들

[엔터미디어=최영균의 듣보잡(‘듣’고 ‘보’고 ‘잡’담하기)] tvN 예능 <식스센스>가 두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25일 시즌2 첫 방송을 보면 세 가지 사례 중 가짜 하나를 찾아내는 포맷은 그대로 유지됐다. 이날은 놀라운 가격의 음식 중 가짜를 찾는 테마였는데 시즌1보다 더욱 정교해진 트릭으로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줬다.

서울 강남의 5성급 호텔에 가짜 식당을 만드는 등 출연자들의 예상을 벗어나는 시도들이 더욱 과감해져 시즌2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시즌1과는 다르게, 만들어낸 가짜 식당의 관계자로 유명인이 변장하고 등장하기까지 해 모든 것이 밝혀졌을 때 놀라움을 두 배로 만드는 변화도 더해졌다. <식스센스2> 첫 회에는 홍석천이 가발을 쓰고 가상의 호텔 셰프로 등장했다.

<식스센스2>가 기대되는 것은 자체적인 업그레이드 때문만이 아니다. <식스센스2>는 현재 예능 판도의 단조로움을 흔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한국의 예능계는 언젠가부터 평화로운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현 주류 예능이 관찰, 요리, 육아 등이다 보니 프로그램들이 정적이기가 쉽다. SBS <러닝맨>이 계속 달리고 뛰고 있고 JTBC <뭉쳐야 쏜다> SBS <골 때리는 그녀들> 등 스포츠 예능이 그나마 역동성을 책임지고 있지만 이는 소수에 그치고 있다.

한국 예능의 상징 중 하나인 <무한도전>은 추격전이나 레슬링 등 동적인 에피소드들도 상당했다. 하지만 그 후예인 MBC <놀면 뭐하니?>는 음악 예능 등에 집중하면서 그런 역동성이 잘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예능의 에너지는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인 듯하다.

<식스센스2>는 출연자들이 몸을 쓰는 예능이 아닌데도 역동적이다. 오나라, 전소민, 제시, 이미주 등 출연하는 고정 여성 멤버들의 텐션이 남달리 높아서 그렇다. <식스센스2>의 재미는 파악이 힘든 가짜를 찾는 데서 발생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돌아이’ 캐릭터의 여성 멤버들이 보여주는 일탈 발언과 행동에서 비롯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시즌2 첫 회에서도 ‘지랄’ ‘기분이 똥’(물론 방송불가 경우는 모자이크나 묵음 처리한다) 등 배설, 성적 농담들이나 욕설 등 방송 금기어들까지 등장하는, 여성 멤버들의 똘끼 발산 상황들이 큰 웃음을 만들어냈다.

이런 일탈들은 ‘모범생’ 유재석과, ‘처음 본’ 남자 게스트들이 당황하고 감당할 수 없게 만들면서 재미를 배가한다. 물론 제작진은 다수의 시청자들이 소화하기에 불편하지 않은 선에서 정교한 편집과 자막으로 웃음만 정제해내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1 때도 그랬지만 <식스센스2>에서 가장 농도 짙은 재미는 오프닝, 그리고 유재석이 운전하는 승합차를 타고 진짜가짜의 대상이 되는 공간까지 이동하는 동안 벌이는 토크, 그리고 힌트를 얻기 위해 게임을 벌일 때 가장 자주 발생한다.

이 세 파트에서는 이날의 진짜가짜 구분 머리 쓰기에서 다소 벗어나 여성 멤버들이 마음껏 활개 칠 수 있는 판이 깔린다. 남자 게스트에 들이대기 등 가벼운 일탈에서 시작해 금기어들의 대환장 파티 등 기존 예능의 고정관념을 깨트리는 반란이 이어진다. 이런 왁자지껄한 상황에서는 오디오가 맞물리는 상황도 빈번하다.

다른 예능에서는 오디오가 뒤섞이면 불편하지만 <식스센스2>만은 예외다. 그런 시끌벅적함이 일탈과 맞물려 재미를 확실히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식스센스2>는 기본적으로 머리를 쓰는 포맷임에도 텐션이 굉장히 높고 에너지가 넘친다.

<식스센스2>는 한국 예능 현재 판도에서 남다른 의미들을 갖고 있다. <식스센스2>는 3중으로 예능의 고정관념에 반기를 들고 있다. 먼저 예능 프로그램들이 정적인 분위기로 쏠리는 현 상황에 역동성과 에너지로 제동을 걸고 시청자들의 선택권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예능의 역동성이 육체적인 활동에 기반한 스포츠 예능으로 국한시키기 쉬운 상황에서 캐릭터와 퍼포먼스의 일탈로도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도 예능에 새로운 확장성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끝으로 남성들이 예능에서 독점했던 일탈의 재미와 역동성을 여성들로도 멋지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점도 그러하다.

<식스센스2>는 반란의 기운 가득하지만 예능 전반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정적이고 획일화돼 가는 예능판의 신선함과 활력을 위해서도 <식스센스2>같은 예능들이 더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영균 칼럼니스트 busylumpen@gmail.com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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