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식당’ 200회 종영, 모녀 김밥집이 보여준 프로그램의 가치

[엔터미디어=정덕현] ‘전 우리나라 3대 김밥집보다 더 맛있었습니다.’ SNS에 올라온 하남 모녀 김밥집에 올라온 후기들은 극찬 일색이었다. 지난 7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하남편에 방영됐던 모녀 김밥집이었다. 11월까지 올라온 후기가 극찬 일색이라는 건, 최종 솔루션 후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그 때 그대로의 맛을 지켜내고 있다는 뜻이었다.

실제 김밥을 가져와 먹어본 백종원과 김성주 그리고 금새록의 반응은 더 뜨거웠다. 그냥 맛을 유지하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더 업그레이드됐다는 것. 더 단단하게 싸져 있었고, 돈가스 김밥의 경우는 김밥이 아니라 돈가스를 먹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라고 했다. 백종원은 김밥 싸는 기술이 늘었다면서 극찬 일색인 SNS의 후기에 공감했다.

한 줄만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로 묵직한 김밥은 모두 가격이 4천 원. 김성주는 장사가 잘 되니 슬쩍 가격을 올려도 될 법 하지 않냐고 농담을 섞어 떠보려 했지만, 사장님은 단호했다. “가격이 사실 4천원이잖아요. 근데 사람들이 드셨을 때 너무 작고 왜소해버리면 ‘이게 무슨 4천원이야, 가서 먹어보니까 역시 방송빨이야’, 이거 안 들으려고 진짜 노력했어요.”

사실 시청자들이 손님이 그토록 극찬하는 모녀 김밥집의 김밥 맛을 실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집의 변화를 보면, 그 맛을 어느 정도는 가늠하게 된다. 처음 백종원이 모녀 김밥집을 찾았을 때만 해도 이렇다 할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특징 있는 음식도 아니었고, 김밥을 마는 것도 숙련되어 있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일련의 솔루션 과정을 거치면서 음식 맛도 또 숙련도도 업그레이드된 게 눈에 보였다.

지금은 매일 400인분씩 판매하고 있다는 모녀 김밥집. 이 집의 사연이 특히 감동적인 건, 모녀의 이야기가 마치 이들이 만들고 성장시킨 김밥처럼 희망적이었기 때문이다. 친 딸은 아니지만 어느 순간 “엄마”라고 부르는 자신을 보며 놀랐다는 딸과 엄마. 두 사람의 어우러짐과 더더욱 끈끈해진 그 따뜻함이 방송을 통해 전해진 점점 좋아지는 김밥과 어우러져 한 편의 동화 같은 울림을 줘서다.

이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200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할 예정이다. 그래서 이번 주와 다음 주 2회를 그간 방송에 나왔던 식당들을 찾아가 ‘재점검’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사실 이 프로그램이 종영하게 된 이유는 몇 가지 이야기들의 패턴이 반복되면서 새로움을 찾기가 어려워진 것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간 200회 동안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거둔 성과나 프로그램적인 가치는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어려운 시기에 골목상권을 살리겠다고 나선 백종원과 제작진의 노력을 칭찬받아 마땅한 면이 있다. ‘재점검’은 그런 점에서 보면 그간 프로그램이 해온 성과들을 다시금 들여다보게 되는 시간이 아닐 수 없다. 하남의 모녀김밥집을 비롯해 춘천식닭갈빗집, 고기국숫집이 그렇고, 많은 시청자들을 감동하게 하고 또 공분하게도 했던 포항 덮죽집의 사연이 그러하며, 상도동의 명물이 된 닭떡볶이집도 그렇다.

결국 다음주 200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하게 됐지만, 하남시 모녀 김밥집의 사례처럼 이 프로그램이 어려운 골목식당들에게 결코 작지 않은 희망을 전한 건 분명한 성과로 기억될 듯하다. 이 형식은 이제 너무 고착화되어 더 이상 심폐소생이 어렵게 되었지만 그래도 남는 아쉬움은 바로 이런 점들 때문이다. 가능하다면 다른 형식으로 지역 상권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또 다른 프로그램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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