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실력보단 성실이더라...종영하며 가치 되새긴 ‘골목식당’

[엔터미디어=정덕현] 성공은 실력보단 성실이더라. 아마도 SBS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지난 4년 간 38개 골목 132개 가게를 다니며 전한 메시지는 그것이 아니었을까. 이제 종영을 맞은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재점검’ 차원에서 그간 방송에 나왔던 가게를 다시 찾아간 마지막 2회분은 바로 그 ‘성실함’의 가치를 전해줬다.

그냥 맛을 유지하는 정도가 아니라 업그레이드시킨 채로 그 초심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던 하남 모녀 김밥집에 이어, 방영 당시 많은 걱정을 하게 만들었던 등촌동 덮밥집 청년 사장님의 이야기도 그 성실함이 만든 변화를 보여줬다. 사장님은 당시 백종원이 줬던 솔루션을 초심 그대로 잘 지키고 있었고, 친절하게 손님을 응대하는 것에서부터 심지어 매주 한번씩 집기들을 다 끄집어내고 물청소를 할 정도로 청결에도 변함없는 정성을 들이고 있었다.

아마도 이 맛에 방송을 그저 방송으로 여기지 않고 열심히 했을 백종원은, 이 청년 사장님이 기특해 추가 솔루션으로 즉석에서 이른바 ‘계란에 미친 덮밥’이라는 새로운 레시피를 알려줬다. 매일 같이 다짐을 써서 벽에 붙여 놓고 마음을 다잡고, 거울을 들여다보며 손님 응대를 해온 청년 사장님은 요리 실력이 대단해 보이진 않았지만 그 특유의 성실함이 그를 나날이 발전시키고 있다는 걸 증명해 보여준 사례가 아닐 수 없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가장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포방터 시장에서도 당시 ‘개과천선’의 아이콘이 된 홍탁집(지금은 닭곰탕집) 사장님의 근황을 전해왔다. 변화해가는 모습을 하나하나 보여줬던 당시 사장님에게 백종원이 전해준 레시피는 닭곰탕. 기술이 필요하다기보다는 매일 아침 새벽부터 나와서 준비하고 장사해야 하는 고된 레시피였다. 중간점검에서는 살짝 흔들린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다시 초심을 지키며 성실하게 장사를 하고 있다는 사장님은 결혼도 해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했다.

화재로 인해 가게를 모두 잃고 비닐하우스처럼 지어진 가게에서 고군분투하던 원주 칼국숫집 사장님의 이야기 역시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감동을 줬던 에피소드였다. 시청자들까지 응원하는 마음을 갖게 했던 그 가게는 제작진과 백종원의 도움으로 리모델링까지 마친 가게로 변신했고 사연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게 됐다. 하지만 중간 점검에서 사장님이 암 투병이라는 사실을 전해듣고는 백종원과 김성주, 정인선은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다행히 건강도 나아지고 있다는 원주 칼국숫집 사장님은 자신이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손님들에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방송을 통해 ‘사랑’을 느꼈다는 사장님은 그 사랑을 이제 음식에 담아 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이 가게와 사장님에 시청자들이 응원의 목소리를 낸 것 역시 음식 맛 같은 기술 때문이 아니라 성실하게 노력하는 그 마음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오류동 감자옹심이집도 마찬가지였다. 숨은 고수로 ‘옹달(옹심이 달인)’이라는 별칭으로까지 불린 사장님은 방송 이후에 엄청나게 늘어난 손님들에도 불구하고 새벽에 나와 손수 감자를 씻고 갈고 반죽을 만드는 모든 과정을 직접 손으로 하고 있었다. 그 변함없는 성실성이 있어 그 ‘달인 경지의 기술’도 지켜질 수 있는 것이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4년 간 달려온 그 길도 ‘성실함’의 가치가 분명했다. 그 어떤 분야보다 폐업률이 높아 가뜩이나 어려운 요식업계에 ‘긍정에너지’를 전해온 <백종원의 골목식당>. 이제 종영하지만 또 다른 방식으로 그 성실함의 가치를 드러내길 기대한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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