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성공한 MSG워너비 프로젝트의 적당한 논란들

[엔터미디어=최영균의 듣보잡(‘듣’고 ‘보’고 ‘잡’담하기)] MBC 예능 <놀면 뭐하니?>가 MSG워너비 멤버를 확정 지었다. MSG워너비는 유재석의 새 부캐 유야호가 제작자로 2000년대 한국형 R&B를 유행시킨 SG워너비같은 보컬 그룹을 다시 만드는 프로젝트다. 가수, 배우, 방송인 등 다양한 후보자들이 얼굴을 가리고 노래하는 예선을 거쳐 김정민, 쌈디, 이동휘, 이상이(이상 정상동기 팀)와 지석진, KCM, 원슈타인, 박재정(이상 MOM팀) 톱8이 투 팀으로 나뉘어 22일 방송에서 최종 경연을 펼쳤다.

SG워너비가 3인조였음을 감안할 때 MSG워너비도 3~4인 정도의 보컬 그룹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연 결과에 관심이 모아졌다. 정상동기가 빅마마의 ‘체념’을, MOM은 태연의 ‘만약에’를 선택해 보컬 그룹의 매력을 잘 살린 화음의 무대를 선보였고 유야호는 고심 끝에 탈락자 없이 8명 전원이 함께 MSG워너비가 되는 결론을 내렸다.

MSG워너비는 고공비행하다 주춤하던 <놀면 뭐하니?>를 다시 본 궤도에 올려놓은 프로젝트다. 지난해 <놀면 뭐하니>>는 싹쓰리에서 상승을 시작해 환불원정대를 거치면서 시청률 10%(이하 닐슨코리아)를 안정적으로 넘기는, 최고 인기 예능 중 하나로 확실히 자리를 굳혔다. 하지만 환불원정대 이후 완만한 하락세를 겪기도 했다.

배송서비스나 겨울노래 특집 등에서 다소 화제성이 떨어지다가 2021 동거동락 프로젝트에서 시청률이 다시 10% 아래로 내려왔고 바로 회복되지 못하면서 위기를 맞는 듯 보였다. 그러다 MSG워너비를 시작하면서 다시 10% 이상으로 복귀, 지난해의 좋은 기세를 되찾았다.

MSG워너비 프로젝트는 <복면가왕>같은 미스터리 음악쇼와 <프로듀스101>같은 경연 프로그램이 합쳐진 포맷이다. 배우나 방송인의 숨은 노래 실력을 감상하고 정체를 맞춰보는 흥미로움과, 경연의 쫄깃함이 교차하며 재미를 배가했다. 좋은 음악으로 귀호강까지 더해져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관심이 높다 보니 시청자들의 의견이 갈리기도 했다. 22일 경연 후 톱8 모두가 MSG워너비가 되는 것으로 결정되자 ‘경연에 모두 합격이 어디 있느냐’는 불만이 일부에서 제기됐다. ‘멤버가 8명인 보컬 그룹도 정상적이지 않다’라는 지적도 있었다.

걸그룹 라붐의 ‘상상더하기’를 단체 무대 곡으로 선정한 것도 이견이 있었다. ‘상상더하기’는 유야호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음악이라며 추천했는데 과거 사재기 논란이 있었던 라붐의 곡이라 적당하지 않고 톱8 멤버들이 부르기에도 어울리지 않는 곡이라는 비난이 있었다. 더구나 처음 ‘상상더하기’를 단체 곡으로 정했을 때 역주행을 기대한다고 <놀면 뭐하니?>가 밝힌 것도 시비를 불렀다. 당시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이 한창인 상황을 가져와 예능 멘트로 사용한 것이지만 이를 ‘역주행은 자연스럽게 돼야 하는데 만들어내려고 한다’고 불만스러워하는 의견이 있었다.

이런 논란들은 심각한 문제로 번지지는 않았다. 먼저 전원 합격의 경우 ‘경연 전문 프로그램이 아니라 예능의 일환으로 경쟁을 한 것이고 최종 경연을 지켜보면서 톱8 모두가 함께 노래하는 것을 계속 보고 싶어져서 전원 합격도 괜찮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8명은 보컬 그룹 멤버로 많기는 하지만 유닛을 활용하면 큰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상상더하기’ 역시 ‘사재기 논란과 직접 상관없는 곡이고 발표됐을 때 제대로 평가를 못 받아 아쉬운 좋은 곡임은 분명하다’라는 의견이 다수가 돼 불만족스러운 소수들을 달래고 있다. 다만 ‘상상더하기’ 단체곡을 수긍하는 의견 중에도 ‘50대도 있고 전부 남성들로 구성된 톱8과는 곡이 다소 잘 안 붙기는 한다’며 아쉬움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예능 프로그램이 방송 중 다뤄진 곡의 역주행을 바라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역주행은 그 곡을 다룬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와 영향력을 보여주는 현상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대중의 관심과 반응이 성과인 방송 프로그램이 역주행을 바라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다.

‘상상더하기’는 라붐의 원곡과 톱8의 단체 곡이 모두 방송 후 멜론 ‘24히츠’(hits) 차트 10위내로 진입하기도 했다. <놀면 뭐하니?>의 희망처럼 원곡의 역주행도 일어났고 다시 부른 곡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상상더하기’가 불편한 시청자가 다수라면 발생하기 힘든 결과다.

단체 무대를 걸그룹 곡으로 한 것은 MSG워너비 프로젝트가 본질적으로 갖는 무게를 덜고 예능으로서의 흥을 불어넣기 위함일 듯하다. MSG워너비 프로젝트는 중간중간 유재석과 멤버들의 케미로 웃음 장치들을 만들어 놓기는 했지만 보컬 그룹의 음악 자체가 발라드 위주라 기본적으로는 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MSG워너비 선정 과정의 논란들은 적당하다. 프로그램에 타격이 될 만큼 심각하지는 않으면서 관심과 흥미를 높이는 긍정적인 수준에서만 형성되는 것으로 보인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이나 SNS를 통해 펼쳐지는 이 심각하지 않은 논쟁은 되레 시청 충성도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는 듯하다.

적절한 수준에서 발생해 도움이 되는 경우 콘텐츠는 성공할 확률이 높다. 이런 분위기 속에 MSG워너비는 멤버 선정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경연 성격의 예능은 경쟁이 끝나면 관심 유도의 동력이 떨어지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 <놀면 뭐하니?>가 이후에는 어떤 묘책으로 MSG워너비의 마무리까지 현재의 인기를 유지해갈지 궁금해진다.

최영균 칼럼니스트 busylumpen@gmail.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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