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MSG워너비 프로젝트가 끄집어낸 반전 매력의 보이스들

[엔터미디어=정덕현] 사실 MBC <놀면 뭐하니?>의 유야호(유재석)가 시도하고 있는 MSG워너비 프로젝트는 블라인드 오디션 과정이 조금 길게 느껴진 바 있다. 음악을 좀 더 특정 가수에 몰입해 집중해서 더 듣고 싶었던 시청자들이라면 블라인드 오디션이 사뭇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었다. 게다가 거의 한 달 간 얼굴을 보여주지 않은 채 비슷한 오디션이 반복되는 듯한 느낌은 더더욱 그랬다.

하지만 블라인드 오디션이라는 장치가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 특성상 시청자들의 추리가 게시판 등을 통해 계속 쏟아졌고, 도경완을 김정민으로 오인해 탈락시키는 ‘명장면(?)’이 등장했고, 이로 인해 진짜 김정민이 출연함으로써 유야호를 멘붕에 빠뜨리는 상황도 만들어졌다. 놀랍게도 시청자들은 게시판에서 서로 의견을 쏟아내며 블라인드 뒤편의 실제 목소리 주인공을 대부분 맞추는 상황을 보여주기도 했다.

물론 대충 누가 그 목소리의 주인공인가를 알아차리긴 했지만, 그래도 얼굴이 공개되면서 ‘의외의 발견’인 인물들의 면면은 블라인드 오디션이 만들어낸 힘이 분명하다. 예를 들어 <런닝맨> 등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예능인으로 거의 이미지가 굳어 있던 지석진은 의외로 중저음이 괜찮은 가수로서의 진면목을 드러냈고, 랩퍼로만 알고 있던 쌈디의 발라드 가수들도 울고 갈 법한 가창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응답하라1988>에서 동룡 역할을 했던 이동휘가 그 드라마에서 노래 부르는 장면을 봤던 시청자들이라면 이번 블라인드 오디션에서 그가 선보인 노래 실력에 적이 놀랐을 시청자들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또 <한번 다녀왔습니다>의 윤재석 역할로 ‘국민 사돈’이라 불렸던 이상이의 반전 노래 실력 역시.

원슈타인은 랩만큼 발라드를 통해서도 독보적인 보컬의 음색이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했고, KCM은 극강의 고음을 소화해내면서 팀 미션에서는 리더 역할을 맡아 곡 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김정민은 워낙 강렬한 록 보컬인지라 남성 보컬 그룹의 하모니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여겨졌지만 의외로 후배들과 맞춰가려는 노력을 선보였다.

블라인드 오디션이 조금 길게 진행되면서 답답한 면은 있었지만, 그렇게 가려놓고 했던 일련의 오디션 노래들은 이제 얼굴 공개를 통해 출연자들이 부를 노래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특히 4;4로 팀을 나눠 다음 주 벌이게 될 팀 미션은 이미 자신들의 색깔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선곡을 마쳤다. 이영현의 <체념>과 태연의 <만약에>가 그것이다. 연습을 통해 하모니를 제대로 맞춰 부를 이들의 곡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과연 MSG워너비는 어떻게 최종 멤버들로 구성되게 될까. 누가 멤버가 된다고 해도 이미 블라인드 오디션과 팀 미션 과정을 통해 이들의 숨겨졌던 또 다른 반전 매력들이 조금씩 시청자들의 귀를 사로잡기 시작했다. 조금 늦게 타올랐지만 그래서 더 강해질 화력을 기대하게 만들 정도로.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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