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 MSG워너비보다 ‘무한상사’가 더 그립다는 건

[엔터미디어=정덕현] MSG워너비라 그런 걸까.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이 프로젝트는 MSG가 너무 많다. 최종 결과를 통해 8명 전원이 ‘합격’ 통보를 받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게 됐지만 그 진척 속도는 너무 느리다. 갑자기 김정민을 위한 깜짝 이벤트가 한 회 내내 채워진 건 지지부진한 전개를 마치 MSG로 채워 넣는 듯한 인상을 줬다.

김정민이 한 시대를 풍미한 가수였던 건 사실이다. 독보적인 음색이었고, 록 보컬 특유의 시원시원한 창법이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던 가수였다. 하지만 유야호(유재석)가 지미유의 환불원정대에 엄정화가 있었던 걸 언급하며 굳이 이번 MSG워너비 프로젝트에는 김정민이 있다고 말하며 한 회 분량을 온전히 그를 위한 헌사로 채워 넣은 건 어딘가 앞뒤가 잘 맞지 않는다.

그건 유야호가 애초에 MSG워너비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스스로 세웠던 룰을 연거푸 깨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정상을 찍은 가수는 이 프로젝트와 맞지 않는다고 선을 그은 바 있고 그래서 잔나비의 최정훈이나, 김범수 같은 가수들에 ‘탈락’을 선언한 바 있다. 그래서 도경완을 김정민으로 오인해 탈락을 줬던 해프닝까지 벌어지지 않았던가.

하지만 미안해서 다시 도경완을 합격시킨 후, 진짜 김정민이 오디션에 참가해 최종 팀으로까지 합류한 건(그것도 유야호는 그가 김정민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룰과는 어울리지 않는 결과였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런 선택이 말해주는 건, MSG워너비 프로젝트는 그 결과를 ‘전적으로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말한 유야호 마음대로 흘러왔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제는 김정민을 위한 깜짝 이벤트로 한 회를 채웠다. 지미유와 자신은 다르다고 말했던 그 선을 유야호가 스스로 깨뜨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시청자들이 보고 싶은 건, 이제 팀이 꾸려진 만큼 이들이 보여줄 활동들이다. 이미 이들을 위한 노래가 준비되어 있지만, 어째서 본격적인 활동을 속도감 있게 전하지 못하는 걸까.

되돌아보면 MSG워너비 프로젝트는 자주 이런 MSG 같은 이벤트들이 들어와 지지부진한 전개를 보였던 게 사실이다. 블라인드 오디션이 너무 천천히 오래도록 진행됐고, 중간에 갑자기 SG워너비가 등장해 그들의 특집으로 꾸려지기도 했다. 이야기가 본궤도로 달려가기보다는 곁가지로 계속 흘러가다보니 굵직한 이 프로젝트만의 힘이 점점 약해지는 느낌이다.

시청률 변화는 이를 극적으로 잘 보여준다. 최종경연을 준비하던 지난달 15일 방영됐던 92회분이 11.5%(닐슨 코리아)로 최고점을 찍은 후 <놀면 뭐하니?>는 지속적인 시청률 하강곡선을 그리다 8.6%까지 추락했다. 흥미로운 건 94회에 잠깐 10.5%로 반등을 했는데, 이 때는 MSG워너비가 아니라 ‘유본부장’ 특집으로 ‘무한상사’와 세계관이 연결된 프로젝트를 담았다는 사실이다.

시청자들 중에는 MSG워너비의 MSG 가득한 지지부진한 전개보다는 차라리 ‘무한상사’와 세계관이 연결된 ‘유본부장’이 낫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반가운 얼굴 정준하는 물론이고 기대감을 갖게 하는 임원희, 권오중 같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더 기다려진다는 것이다. 나아가 ‘무한상사’와의 콜라보가 보여준 시너지처럼, <무한도전>과의 다양한 콜라보 또한 기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MSG를 통해 그저 분량을 늘이는 듯한 전개보다는 다양한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시도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들을 제작진은 경청할 필요가 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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