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아씨, 'K팝스타'에 아주 작정하고 나오셨네요
[엔터미디어=김봉법의 스타일 나우] 요즘 TV에서 보아를 보면 기분이 좋다. 그 전보다 뭔가 변한 건 맞는데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면서 묻어나오는 자연스러운 연륜이라고 하기엔 그녀의 나이는 아직 이십대. 10년이 넘는 경력의 소유자, SM 엔터테인먼트의 이사, 춤을 추면서 노래를 하는 강한 여자, 일본과 미국을 넘나들며 10대와 20대를 다 보낸 한류 스타, 내가 아는 보아는 이 정도다.
몇 년 전 '허리케인 비너스'로 컴백할 때부터 뭔가 심상치 않더니 지금은 완벽하게 물오른 스타일의 정점이다. 직접 케이팝 스타 오디션에 나가서 보아의 심사평을 받아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화이트 셔츠에 물이 잘빠진 데님 팬츠를 입고 있는 보아의 모습이라면 떨어져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 '여전사'의 이미지는 어디로 간 것일까. 그물옷을 입고 강렬한 춤을 추던 보아의 모습은 이제 기억도 안 난다.
패션에 관심이 많다는 얘기는 예전부터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이번 'K팝 스타'를 통해서 아주 작정하고 '보아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있다. 실제로 '마틴 마르지엘라'나 '발렌시아가', '발망' 같은 하이 엔드 브랜드도 좋아하는 그녀지만 절대로 지나치게 꾸미지 않는다. 지금 까지 'K팝 스타'의 보아는 심사위원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진중하지만 경쾌하고 나이 들어 보이진 않지만 클래식한 요소를 적절히 잘 믹스 매치했다.
옷이 조금 화려할 때는 메이크업이나 헤어를 아주 심플하게 했고 그 반대로 헤어나 메이크업에 포인트를 준 날에는 미니멀한 의상으로 안정감을 잡아냈다. 이보다 더 예뻐 보일 수 있을까? 스타일이 안정감이 생기니까 말투나 표정, 손짓까지 마음에 든다. 그러면 그전까지 보아는 왜 강한 모습만 보여줬을까. 물론 그 전의 모습이 이상하다는 말은 아니다. 콘셉트에 너무 충실하다보니 보아 자신의 모습 보단 만들어진 스타일이 곧 보아의 이미지로 굳어진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어 냈지만 그 기간의 보아의 모습은 뭔가 아쉽다. 개인적으론 '허리케인 비너스'때의 보아가 가장 마음에 든다. 노래는 그전과 같이 강한곡이였지만 스타일은 여성스러운 디테일을 강조해서인지 보아와 너무 잘 어울렸다. 왜소한 몸매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상의를 강조하고 하의는 아주 슬림하게 매치했던 게 가장 주효했던 전략이다.
'K팝 스타'는 프로그램 특성상 앉아 있는 모습 위주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상의와 주얼리 위주로 스타일링에 신경썼는데 글리터링한 톱을 입었을 땐 헤어를 위로 올려서 얼굴과 목라인을 강조했고, 시폰 셔츠를 입은 날에는 볼드한 주얼리로 밋밋해 보이는 모습을 감춘 뒤에 깔끔하게 헤어를 뒤로 묶었다. 눈을 보고 말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아이 메이크업 역시 지나치지 않지만 세련되게 아이라인만 강조했다.
이제 보아는 너무나 사랑스러워 보이는 천상'여자'란 말이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춤 잘추고 노래 잘하는 한류 스타 보아도 좋지만 마음에 드는 노래가 나오면 따라부르기도 하고 감정이 복받치면 눈물도 줄줄 흐르고 '사랑해요'란 말도 자연스럽게 하는 그런 '보아'가 훨씬 좋다. 캐스팅을 할 때도 탈락을 말할 때도 보아는 정말 예쁘다. 혹시 연애중인 것일까?
패션칼럼니스트 김봉법 zencool@hanmail.net
[사진=SBS]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