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격'의 양준혁, 강호동과의 평행이론
- 양준혁, 강호동과는 다른 길 걷나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남자의 자격'에 양신 양준혁이 제7의 멤버로서의 합류를 선언했다. 그간 김성민의 부재로 인해 조금은 빠져있는 에너지를 채워줄 새 멤버로서 양준혁이 가진 특유의 포스는 기대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양준혁의 '남자의 자격' 합류가 그려내는 강호동과의 데자뷰이자 평행이론이다.

둘 다 스포츠 스타로서 최고의 정점을 찍은 인물들이고, 특유의 카리스마를 갖고 있는데다가 예능감도 충만하다(물론 강호동은 이미 톱이지만 초창기에는 그랬다는 말이다). 게다가 이들은 모두 이경규와 인연이 갖게 됐다. 강호동에게 적극적으로 코미디를 권한 게 바로 이경규였고, 좋든 싫든 '남자의 자격'을 통해 양준혁 역시 이경규와 좋은 그림을 만들 것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1박2일'과 '무릎팍 도사'를 통해 만난 양준혁과 강호동은 어쩌면 이런 서로 간의 비슷한 점들을 이미 간파했는지도 모르겠다. '1박2일'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서로를 추켜세우며 때론 슬쩍 슬쩍 밀고 당기기를 하면서 서로 예능의 간(?)을 본 적이 있다. 둘 다 덩치가 큰 사람들이지만 대화를 나눌 때보면 대단히 섬세한 구석도 갖고 있다는 게 또 공통점이었다. 아마도 이것은 톱 스포츠선수들이 갖는 감각적인 '강인함 속의 섬세함'일 것이다.

'남자의 자격'의 신원호 PD에 의하면, "그를 영입한 이유로서 가장 큰 것이 '신선한 이미지'"라는 것이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아는 인물이면서도 그는 예능판에서는 그 어느 것도 공개되지 않은 신선함을 갖고 있다. 리얼 버라이어티쇼의 속성상 캐릭터는 이미 여러 이미지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것보다는 아예 백지상태가 더 낫다. '1박2일'이 새로 영입한 엄태웅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은 그가 특별한 예능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아직까지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훨씬 많은 그의 가능성 때문이다.

양준혁도 마찬가지다. 그는 물론 몇몇 예능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했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예고편에 불과하다. '남자의 자격'처럼 고정적인 리얼 버라이어티쇼로 들어오게 되면 속속들이 숨겨진 그의 매력이 드러나는 건 당연한 과정이다. 신원호 PD는 또 "세대적으로도 보면 양준혁씨는 우리 멤버들의 딱 중간을 채워준다"고 설명했다. 즉 69년생인 양준혁이 서 있는 자리는 김태원, 김국진과 연결되는 윗세대들과 이윤석으로 이어지는 밑세대들의 연결고리가 된다는 점이다.

양준혁은 그가 갖고 있는 외적인 카리스마(?) 때문에, 이경규와 만들어질 관계 역시 기대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 관계 속에서 만들어질 양준혁의 예능인으로서의 이미지는 강호동과는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 강호동은 당시 여전히 힘을 발휘했던 코미디에서부터 시작했지만 양준혁이 현재 밟고 있는 예능 세상은 리얼 버라이어티기 때문이다. 이 변화는 이미 이경규도 받아들이고 있다. 양준혁은 특별한 연기를 하기보다는 그가 갖고 있는 꾸미지 않은 모습 그대로 대중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양준혁과 강호동은 상당히 비슷한 면모를 보이지만 그 행보는 사뭇 다를 것으로 보인다. 강호동은 스포츠스타로서의 이미지를 벗어나 아예 예능의 길을 걷고 있지만 양준혁이 같은 행보를 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어쩌면 '남자의 자격'에 한하여 예능 출연을 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연기를 해야 하는 코미디와 달리 리얼 버라이어티쇼가 가진 편안함이 양준혁의 예능 출연의 문턱을 대폭 낮춰놓은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칼럼니스트 정덕현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양준혁 트위터, MBC]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