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대신 대손충당금 확대...‘미래 리스크 선제 대응’
‘안정적 이익’ KB금융...‘사모펀드 리스크’ 신한금융 넘을지 관심
[엔터미디어 박재찬 기자] 올해 상반기 견조한 실적을 기록한 KB금융그룹의 ‘리딩금융’ 탈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 회장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확대 대신 대손충당금을 크게 늘리며 미래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보수적 경영’ 기조를 유지했다.
윤 회장은 취임 이후 ‘보수적 경영을 통한 안정적 성장’을 전략으로 KB금융을 이끌었다. 그 결과 KB금융은 최근 금융사들이 곤욕을 치루고 있는 ‘사모펀드 부실사태’에서 주요 5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자유롭다. 윤 회장의 ‘보수 경영’이 빛을 본 것이다.
특히, ‘리딩금융’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신한금융그룹의 사모펀드 보상 비용이 약 1500억 원으로 예상되면서, 상반기 안정적 이익을 창출한 KB금융은 ‘리딩금융’ 탈환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 중 가장 먼저 올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9818억 원으로 지난 분기보다 34.6% 증가했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의 상반기 실적에 대해 본격적인 코로나19 여파와 기준금리 인하 등 어려운 영업환경에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KB금융은 무리한 순이익 확대 대신 미래의 불안을 대비해 거액의 충당금을 쌓으며 보수적인 경영을 이어갔다. KB금융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711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감소했지만,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 5397억 원을 감안하면 안정적 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KB금융은 올해 그룹 미래경기전망을 반영해 1분기 2435억 원, 2분기 2544억 원의 대손충당금을 전입시켰다. 올해 상반기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73.7% 증가했다.
대손충당금은 금융기관이 대출 이후 예상되는 상환 불이행에 대비해 미리 적립금으로 쌓아놓는 금액을 말하며, 부실위험 정도에 따라 각기 다른 비율의 충당금을 적립한다.
특히, 올해 상반기는 윤 회장 취임 이후부터 지금까지 펼쳐온 보수적인 경영 전략이 가장 빛나는 순간이 됐다. 최근 ‘사모펀드 부실사태’로 주요 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의 막대한 손실이 예상되는 가운데 5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KB금융만 사모펀드 부실사태 이슈를 빗겨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리딩금융’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신한금융의 사모펀드 처리비용 리스크로 KB금융은 ‘리딩금융’ 탈환까지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신한금융의 라임펀드 등 사모펀드 보상 비용은 약 1500억 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순이자이익과 순수수료이익의 성장세에 힘입어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KB금융의 순이자이익은 4조683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고, 순수수료이익은 1조381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6%나 증가했다. 총영업이익은 6조149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보다 4.4% 증가했다. KB금융은 은행과 카드의 견고한 여신성장에 기반해 증가세 지속과 비은행 부문 실적 증대가 이익 창출을 실현했다고 평가했다.
KB금융의 2분기 실적 중 가장 큰 호재는 올해 1분기 손실을 기록한 기타영업손익의 상당부분을 회복한 것이다. 올해 2분기 KB금융 기타영업손익은 2277억 원으로 2773억 원의 손실을 기록한 전분기 대비 5050억 원 증가했다. 이는 2분기 금융시장이 안정화되면서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외환 관련 손실이 상당부분 회복됐고,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으로 보험손익이 전분기 대비 증가에 기인한 결과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미래 리스크에 선재적으로 대응하며 ‘보수적인 경영’을 펼치는 동시에 은행 이자이익과 비은행 수수료 이익창출을 실현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뤘다. 또 불안정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푸르덴셜생명과 캄보디아, 인도 내 은행 인수로 그룹내 비중이 약하다고 평가되는 생명보험사와 해외사업 강화까지 성공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KB금융은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이익 창출을 달성했다”며 “하반기부터는 푸르덴셜생명,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등의 인수완료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양화가 장기적 이익의 안정성과 성장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