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골든타임> 연장에 울고 웃는 관객들
[엔터미디어=정다훈의 문화스코어]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의 연장이 확정됐다. 3회가 연장 돼 9월 25일(화) 23회로 종영될 예정. 드라마 시청자들은 환호를 불렀을만한 소식이다. 하지만 연극 <거기>에 배우 이성민이 출연하는 날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관객들은 마냥 환호만 보낼 수 없는 상황인 게 문제.
<골든타임>의 이성민 배우가 합류한다는 소식에 기대감을 키운 연극 <거기>는 ‘이것이 차이다’ 시리즈의 그 두 번째 작품. ‘이것이 차이다’ 는 극단 차/이/무와 ㈜[이다]엔터테인먼트가 함께 만드는 합작연극프로젝트이다. 지난 9월 7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개막했다.
9월 캐스팅 보드엔 이성민 배우 회차분이 없다. 홍보팀은 10월 이후에 합류한다고 했다. 하지만 <골든타임>이 연장되면서 10월 캐스팅 보드에도 그의 이름이 자주 나오진 않을 듯 해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다시금 고향인 연극 무대로 돌아온 그의 모습에 팬들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또한 이미 이성민은 2003년과 2006년 연극 <거기>에 출연한 경력을 지녔다. 2012년과 마찬가지로 ‘춘발’ 역을 맡았었다. 이미 캐릭터 분석은 돼 있기 때문에 감만 찾으면 된다는 의미다. 극중 ‘춘발’은 일찍이 도시로 나가 온천호텔 주인이 된 부동산 개발업자로 네 명의 남자 중 유일하게 기혼으로 나온다. 세 명의 순진한 노총각들과 달리 능글맞다. 드라마 속 믿음직한 진짜 의사 최인혁이 능글맞은 동네 아저씨로 나온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롭다. 별명은 씰바(그 뜻은 극장에서 직접 들어보길)이다. 현재 ‘춘발’ 역은 배우 민복기와 이대연이 번갈아 맡고 있다.
극단 차이무 출신 배우들은 드라마와 영화 등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왜 연극 무대로 돌아오는 걸까? 연극 <거기>에는 요즘 가장 핫한 배우 이성민 외에도 <추적자>의 강신일, <골든타임>의 정석용, 이대연, 진선규 등이 나온다. 1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 이유를 직접 듣고 싶었지만 배우 이성민은 참석하지 못했다.

먼저 ‘극단 차이무 출신 배우들은 왜 잘 나갈까요?’ 란 질문에 극단 차이무의 예술감독 겸 연출가 이상우는 “차이무 출신이라고 그런 건 아니고 자기들이 잘해서 그런거죠.”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배우들에게 강조하는 건 있다. 남을 도와주는 연기를 해라고. 서로 서로 돕는 연기를 하라고 말 하는데 그게 영향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내요.”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해를 품은 달><무신>등으로 사랑을 받은 배우 김승욱(짱우 역)은 “물론 연극이 금전적인 도움은 못 되죠. 그러나 배우들은 다시 돌아옵니다. 자기 충전의 시간이자 고향에 돌아오는 기분을 주거든요. 연극은 팀플레이잖아요. 잊기 전에 또 해보고 싶어하는 지점, 뭔가가 얻어지는 지점이 분명 있어요.”라고 답했다.
연극 <거기>는 2002년 최초로 강원도 사투리 공연을 선보여 대한민국에 강원도 사투리의 열풍을 일으킨 작품. 당시 TV, 영화에서 유명세를 탔던 문소리, 박진영, 민복기, 정원중, 김승욱, 오용, 전혜진 등의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여 화제를 모았다.
간단히 말하면 <거기>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귀신이 등장하지 않는 슬픈 그러나 따뜻한, 연극이다. 극의 배경은 강원도의 부채끝 마을. 작은 술집에 강원도 남자 4명과 서울에서 온 ‘정’이라는 여인 이렇게 5명이 만나 수다를 떤다. 어느 시대나 술자리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제 3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법. 소주와 맥주, 와인까지 도무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그들의 인생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곳, <거기>에 가면 인생이 보인다.

동네 토박이들로 구성된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를 표현함에 있어서도 그렇고 모든 배우들이 한 페이지 이상의 독백을 가지고 있기에 화자와 함께 들어주는 이의 액션이 무엇보다 중요한 연극인 점도 특징. 여기에 더해 관객들의 리액션에 따라서도 연극 속에서 위로 및 힘을 더 많이 받아갈 수 있거나 더 적게 받아갈 수 있다.
최근 <거기> 식구들이 새롭게 늘어난다는 소식이 들렸다. 최인혁의 친구인 마취과 스태프 지한구 역의 정석용과 간호사 신은아 역의 송선미가 연극에 합류한다는 소식이다. 정석용은 이성민과 신경전을 벌이는 설비보수 가게 주인인 노총각 ‘진수’ 역을 맡았고 송선미는 서울에서 이사와 동네 노총각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사연 있는 여자 ‘정’을 연기한다. ‘진수’ 역은 총 3명으로 배우 오용, 송재룡도 함께 분한다. ‘눈물을 눈꺼풀 속에서 말리는’ 내면의 슬픈 연기를 해야 할 ‘정’역은 배우 김소진, 오유진이 함께한다. 11월 25일까지 약 3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연극이다. 최상의 조합을 거머 쥘 관객은 누가 될 것인가 역시 최대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공연전문기자 정다훈 ekgns44@naver.com
[사진=극단 차이무, 이다 엔터테인먼트,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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