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8월 8일 당시, 물에 잠긴 구례군 일대/ KBS 제공]](https://cdn.entermedia.co.kr/news/photo/202008/18420_36396_4157.jpg)
[엔터미디어 정미선 기자] 지난 8월 초 계속된 집중호우와 섬진강 댐의 급격한 방류로 구례는 일순간 물에 잠겼다.
마을을 삼켜버린 물 폭탄으로 구례 최대 소 사육 단지인, 양정마을의 축사단지까지 초토화되었다.
축사 농가가 많은 양정마을은 홍수로 현재 1551마리의 소 중 552마리가 폐사 또는 유실된 상황이다.
하필 둑이 터진 8월 8일은 구례 5일 시장이 장날이었다. 전날 물건을 잔뜩 들여놓은 상인들의 피해는 더욱 막심했다.
그 참담했던 수해 현장을 '다큐멘터리 3일' 제작진이 기록했다.
■ 그날의 악몽
이을재 상인 회장은 대부분의 상인들이 아무것도 건지지 못하고 탈출했던 당시 급박했던 대피 현장을 이야기하며 속상함을 토로했다.
구례 5일 시장의 한 상인은 당시 3층에서 2층으로 지붕 위로 뛰어내려, 여섯 살 손주와 함께 보트를 타고 탈출하기도 했다.
6개 읍면 1,816개 가구가 파손되고, 현재까지 추정되는 구례군의 총 피해 금액은 무려 1807억 원에 달한다.
유례없는 재난 상황에서 구례 주민들의 삶은 풍전등화에 놓여있다.
![[사진 = 8월 13일 촬영 당시 구례 양정마을의 모습/ KBS 제공]](https://cdn.entermedia.co.kr/news/photo/202008/18420_36397_4313.jpg)
■ 축사와 함께 무너진 농민의 마음
이 난리 통에도 사흘간 지붕 위에서 버티고, 쌍둥이를 출산해 희망의 상징으로 불리던 어미 소도 건강이 악화되었다.
이처럼 홍수 속에서 살아 돌아오긴 했지만 지금 구례에는 파상풍, 폐렴 등 각종 후유증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소들이 많아 하루에도 수십 마리가 폐사되고 있는 상태. 주민들의 가장 큰 슬픔 중 하나는 어렵게 찾은 소가 죽기 직전의 상태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현재 측정된 정부의 지원금으로는 소 가격의 10분의 1정 도를 받을 수 있어, 농민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만 간다.
■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이곳 주민들의 삶을 일으켜주는 것은 다름 아닌 수많은 자원 봉사자들의 사랑의 손길이다.
수해 소식을 접하자 자신의 일처럼 마음 아파하며 한 걸음에 달려와 궂은일을 마다 하지 않는 사람들. 그들이 흘린 땀방울이 구례 주민들에게는 희망의 시작이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기는 했으나, 지원금액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지금 이곳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릇 하나 더 닦아내는 일 정도다.
![[사진 = 수해로 망가진 그릇을 세척하고 있는 사람들/ KBS 제공]](https://cdn.entermedia.co.kr/news/photo/202008/18420_36398_446.jpg)
한순간에 무너진 삶의 터전 속에서 한줄기 삶의 희망을 잡고 살아가는 구례 사람들의 이야기. 23일(일) 밤 11시 05분 KBS 2TV '다큐멘터리 3일', '“그래도 살아야제”_구례 수해복구 현장 72시간'을 통해 만나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