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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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미디어 최명희 기자] 서울 수도권 발 코로나19 확산이 전국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세 자리를 넘어선 지 3주째, 가장 두려운 것은 중환자 병상 부족이다. 

4일 KBS1 '시사 직격'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이란 엄중한 위기 속에 감염병 치료 최전선에 서 있는 공공의료의 현실을 긴급 진단해본다.  

■ 수진씨 어머니의 허망한 죽음

대구에 사는 수진(가명) 씨는 올해 3월, 어머니를 코로나 19로 갑작스럽게 떠나보내야 했다. 

대구 00병원에 입원한지 10여 일 만에 급속도로 악화된 수진씨의 어머니, 가족들은 어떻게든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로 이송을 원했지만, 제때 신속히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는 대구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했던 3월 초, 대구 내 중환자실도 없을 뿐 더러, 다른 지역으로 이동도 불가하다는 통보까지 받아야 했다. 

”어머니가 연세도 있고 하니까 조금 더 큰 대학 병원급의 상급병원으로 이송했으면 좋겠는데 아직 상급  병실이 아직 나지 않는다고 하는 거예요" - 지난 3월, 코로나 19로  어머니를 잃은 수진(가명) 씨

■ 대구경북 의료진들의  고백 

“간호사 인력도, 교육도 제대로 된 게 없었다”

대구경북 의료진들은 올 봄, 신천지 발 코로나19 확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을 당시를  6·25 전쟁만큼 참혹했다고 회상한다.

엘리베이터가 오 분에 한 번씩 열리며 환자가 밀려오는 상황, 간호사 1명이 무려 30여명의 환자를 돌봐야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했던 건 중환자실 인력 부족과 교육 부족이었다. 인공호흡기나 체외 심폐순환기 등의 중환자용 기계만 주어졌을 뿐, 숙련된 중환자 전담 간호사는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다. 일반 병동 환자만 보다 갑자기 코로나 중환자 병동에 배치된 한 간호사는 인공호흡기 작동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 한번 받지 못한 채, 속성 매뉴얼이라 쓰인 4A 한 장만 급히 보고 현장에 투입됐다고 토로했다.

“호흡을 도와주는 장비가 들어왔는데 기구가 분리되었을 때 대처법이나 장비가 잘 작동되는지 확인하는 방법을 하나도 가르쳐 주지 않았어요. 저희 안전과 밀접한 것조차도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어요” - 대구OOO 병원 간호사

■ 코로나19 최전선에 서 있는 공공의료 하지만...

감염병의 특성상, 민간병원의 병상을 쉽게 동원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국가재난과 감염 환자 발생 시에 동원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정책수단인 ‘공공병원’. 공공병원은 우리나라 전체 병상수의 15%에 불과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약 80%의 환자의 치료를 전담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치료의 최전선에 있는 공공의료는 지금 벼랑 끝, 아슬아슬한 상황에 처했다. 

그 동안, 대구경북의 코로나 환자 300여 명을 담당했던 안동의료원은 당장 다음 달 직원들 월급조차 줄 수 있을지 걱정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재정위기에 놓였다. 코로나19 환자를 보느라 일반 병동 환자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감염병 치료에 가장 먼저 동원되는 공공병원이지만, 코로나 19 환자 진료로 인한 적자까지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모순된 현실, 지자체도 보건복지부도 나 몰라라 하는 사이, 공공병원은 운영의 위기를 맞고 있다.

■ ‘덕분에’ 챌린지보다 상급종합병원급의 공공병원 되도록!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하라

전문가들은 새로운 전염병 시대, 공공병원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과 확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갑자기 터질 감염병 사태를 대비해 공공병원이 경증환자뿐 아니라, 중환자까지 충분히 진료할 수 있도록 병원의 양적 질적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것! 지금의 200~300개 병상 수준에서 벗어나 공공의료원이 대학병원에 준하는 상급종합병원급 수준의 인력, 시설 지원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코로나19 치료에서의 병상배분 문제와 공공의료의 역할 강화에 관한 내용을 담은 ‘코로나 2차 확산, 공공의료 이대로 못 버틴다’편은 4일 금요일 밤 10시 KBS1 '시사 직격'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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