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시가총액 40조원 규모 예상
"자본확층으로 지속적 성장 발판 마련"

[엔터미디어 박재찬 기자] 카카오뱅크가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2017년 출범 이후 불과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카카오뱅크는 내년 상장을 통한 자본확충으로 해외 진출 등의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IPO 대어 등장에 대한 지나친 기대 심리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23일 카카오뱅크는 이사회를 열고 기업공개(IPO) 추진을 결의했다. 이를 위해 연내에 감사인 지정 신청 및 상장 주관사 선정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IPO 추진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자본확충 수단 확보 차원”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카카오프렌즈 홈페이지 캡처
사진제공=카카오프렌즈 홈페이지 캡처

카카오뱅크의 몸값은 4대 금융그룹의 시가총액을 다 합친 금액과 맞먹는 수준으로 예상된다. 24일 오전 10시 기준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주당 10만200원으로 상장 추진을 발표한 23일 보다 5.56% 떨어졌다. 만약 이 가격으로 상장한다면 시가총액은 37조2400억원이다.

같은 기준으로 금융그룹 시가총액은 신한금융그룹 13조568억원, KB금융그룹 15조6136억원, 하나금융그룹 8조2867억원, 우리금융그룹 5조9009억원으로 총 42조원 규모다.

또 카카오뱅크가 내년 상장에 성공한다면, 인터넷전문은행으로는 최초이고, 금융지주사가 아닌 은행 신규 상장으로는 지난 1994년 기업은행 이후 27년 만이다.

지난 2017년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카카오가 33.5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이 밖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28.6%), 국민은행(9.86%), 한국투자금융지주(4.93%) 등이 주요주주로 있다.

카카오뱅크 순이익 및 고객 수 증가 추이/표=박재찬 기자
카카오뱅크 순이익 및 고객 수 증가 추이/표=박재찬 기자

카카오뱅크는 출범 이후 고객 수가 빠르게 증가해 2018년 1월 500만명을 돌파했고,  지난해 7월에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까지 총 1254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고객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지난해 1분기 당기순이익 96억원을 기록해 인터넷전문은행으로는 최초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도 이미 452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지난해 말 137억원 보다 높은 매출을 실현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카카오뱅크의 해외 진출에 대한 관심이 높다. 최근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와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회장의 만남 때문이다. 이날 양사는 국내외 비즈니스 협력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의 차별화된 서비스 플랫폼과 SC제일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해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겠다는 것이다.

카카오게임즈, 코스닥시장 상장/사진제공=연합뉴스
카카오게임즈, 코스닥시장 상장/사진제공=연합뉴스

한편,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 상장에 대한 지나친 기대 심리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IPO 대어들이 시장 과열 양상이 보이며 예상보다 높은 가격으로 상장했지만, 상장 후 연이은 하락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내년부터는 카카오뱅크의 독주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자금난을 겪은 케이뱅크가 올해 하반기 자본확충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고, 토스뱅크(가칭)도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을 앞두고 있어 인터넷전문은행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출범 이후 카카오톡이라는 막강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한 카카오뱅크는 내년 상장을 통한 자본확충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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