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입사원’, 이것이 궁금하다1
- 대중문화평론가, 네티즌과 함께 묻다

[엔터미디어=TV남녀공감백서] '신입사원'을 우리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라고 부른다. 이 오디션 프로그램이란 지칭은 두 요소가 합해진 것이다. 즉 오디션(면접을 포함해 가수나 배우 등을 선발하는 실기시험)과 프로그램(그것을 방송프로그램화한 것)이 붙어서 생긴 용어다. 따라서 오디션 프로그램은 실제 오디션과 다를 수밖에 없다. 여기에 방송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보통 가상으로 만들어지는 방송 프로그램과도 다르다. 오디션이라는 실제 상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신입사원'에서 주목받는 만담꾼 장성규는 실제 면접이라면 초반에 탈락할 수도 있다. 재치는 만점이지만 아나운서로서 자칫 가볍게 여겨질 요소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입사원'은 방송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따라서 장성규 같은 재치꾼은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신입사원'의 정체성은 결국 예능 프로그램이 아닌가. 또 주어진 단어를 모두 사용해 스피치를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한 단어의 뜻을 몰라 그 단어를 배제한 김대호 역시 실제 상황이라면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룰을 어긴 것이니까. 하지만 독특한 매력과 카리스마를 갖춘 그는 '신입사원'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살아남을 수 있고 또 그래야 하는 존재다. 이것은 시청자들의 눈에 달려있는 모든 방송 프로그램들의 생리다.

따라서 이 지점에서 '신입사원'은 방송과 현실 사이에 어떤 틈입을 갖게 된다. 실제 면접과 방송프로그램으로 포착되는 면접(물론 이것도 실제이지만)은 다를 수밖에 없다. 이것은 거꾸로 아나운서 지망생들이 갑자기 "살려주세요"하고 읍소하는 바람에 신동호 아나운서가 독한 말로 질문을 하며 "심사를 해야 하는데 심사위원들이 전부다 오빠 동생 형 같은 느낌이 되어서" 심사를 할 수 없다고 토로하는 상황에서도 드러난다. 이런 장면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는 것이지 실제 면접에서라면 보여질 가능성이 별로 없는 것이다. 이런 방송과 실제 면접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심사위원들은 어느 쪽을 선택할까. 방송일까 아니면 MBC 아나운서 후배를 뽑는 면접일까.

어쩌면 이것은 둘 다일지도 모르고, 그 접점이야말로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아나운서 상일 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의 아나운서들은 방송사의 직원과 방송인의 경계에 서 있지 않은가. 그렇게 보면 '신입사원'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그 신입을 뽑는 직업군이 아나운서라는 점은 실로 절묘하게 느껴진다. 사실상 오디션 프로그램이 어떤 리얼리티를 확보할 수 있으려면 거기 뽑히는 직업군이 방송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가능하다. 그래야 방송을 통한 오디션이 정당성을 갖기 때문이다.

물론 아나운서도 가수나 배우들처럼 방송인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그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등장할 수 있게 된 것은 단지 방송인이라는 사실 때문이 아니다. 그래서 아나운서 역시 과거와는 달리 가수나 배우들처럼 방송에 재미를 주는 인물이 되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신입사원'이다. 그래도 궁금함은 남는다. 실제로 심사위원들이 심사하는 것은 쇼(적인 요소)일까, 아니면 현실(적인 아나운서의 요소)일까.

('신입사원'에 대해 궁금한 질문이나 바라는 점을 다음 댓글이나 라이브톡에 남겨주세요. 직접 '신입사원' 제작진을 찾아가 대신 다음 이용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전해드립니다.)


칼럼니스트 정덕현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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