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분류지원인력 4천명 내달부터 투입", 노조 "수익 감소하면 노동자 수수료 갈취" 반발
[엔터미디어 김소영 기자] CJ대한통운이 잇따른 택배노동자 과로사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노조는 오히려 금전적 부담을 떠안게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는 전날(22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이은 택배기사의 사망에 대해 사과한다”며 “CJ대한통운 경영진 모두는 재발방지대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택배 현장에 분류지원인력 4000명을 다음달부터 단계적으로 투입해 택배기사들의 작업 시간을 줄일 계획이다. 또 모든 택배기사가 내년 상반기 안에 산재보험에 가입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전체 집배점을 대상으로 택배기사 산재보험 가입 여부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사측의 이런 약속에 대한 노조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
CJ대한통운노조는 실질적인 변화 없이 택배노동자에게 금전적 부담을 안기는 것이라며 우려한다.
박성기 박성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택배지부 지부장은 사측의 사과 발표 뒤 “대리점과 협의해 분류인력을 지원하겠다는건 이전과 같다”며 “대리점은 분류 담당 아르바이트생 투입으로 인해 수익이 감소할 경우, 현장 택배 노동자들로부터 수수료를 갈취하는 상황이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오는 26일 세종시 고용노동부 앞에서 총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박 대표가 사과문을 발표한 23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는 30대 택배 노동자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20일 휴식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된 뒤 21일 새벽 사망했다.
23일 현재 과로사로 추정되는 택배노동자는 13명이다. 이중 택배 분류와 배달 업무를 하는 택배기사가 9명, 물류센터 분류 노동자는 3명, 운송 노동자는 1명이다. 이들 중 CJ대한통운 노동자가 6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