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미디어 김소영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중국 정부의 소비 진작 정책 발표와 그에 따른 소비재주 강세에 주목했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보고서를 통해 “전일(19일)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새로운 자동차 이구환신(중국 정부의 생산 활동과 내수 진작 지원 정책), 가전의 교체 수요를 포함해 다양한 내수 진작 정책이 발표되며 내수 소비재 중심의 강세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사진제공=연합뉴스
리커창 중국 총리./사진제공=연합뉴스

이구환신은 옛것을 새것으로 바꾼다는 뜻으로, 중국 국민이 중고 자동차와 가전제품을 새것으로 바꿀 때 국가가 보조금을 제공해 준다는 것이 골자다. 

이구환신과 같은 중국 정부의 소비 촉진책은 코로나19 국면에서 감소한 소비를 회복하려는 목적으로 추진된다.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는 수년 전부터 둔화하고 있으며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또 중국은 코로나19 확산 뒤 세계에서 경제를 가장 빠르게 정상화하는 국가지만 소비는 산업생산·투자·수출 등에 비해 회복이 느린 편이다.

중국은 과거에도 경제 위기를 맞아 소비가 위축되면 ‘농촌 자동차 내려보내기’ 등 정부 예산을 대량 투입한 소비 촉진책을 펼친 바 있다. 

자동차 지원의 경우, 구체적인 보조금 규모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구매제한 제도개선, 번호판 증가 등의 내용이 언급됐다. 보조금 지급은 각 지방별로 내역을 정해 추진될 예정이다.

더불어 중국 정부는 스마트 가전으로 교체해 수요가 유발되도록 주문했다. 이미 베이징시에서는 해당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고효율 등급의 가전제품을 구매하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쌍순환 전략에서 정부의 다양한 소비 진작 정책이 발표되며 2021년 중국 경기에서 내수 소비의 기여도가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라며 “가전, 자동차 중심의 경기소비재 업종은 정책 기대에 힘입어 추가 상승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쌍순환(이중순환) 전략은 외적으로 수출·개혁 개방을 지속하면서 대내적으로는 내수를 키우고 활성화시켜 내순환(국내 시장)과 외순환(국제 시장)이 유기적으로 돌아가게 만들자는 중국 정부의 전략이다. 지난달 중국 5중전회에서 국가 발전 계획으로 채택됐다. 

쌍순환 전략은 중국 정부가 중국을 제외한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 전략 등 미중 신냉전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분석된다. 내수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세계 경제와 긴밀한 연결을 유지해가며 국내 경제를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취지다.

상해종합지수는 약세로 출발했지만 오전에 강세로 전환해 꾸준히 상승폭을 확대했다. 상해종합지수는 0.47% 증가한 3363.1, 차스닥지수는 0.93% 증가한 2645.2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오늘(20일)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기로 결정돼 대중국 압박 강화에 대한 우려로 시장에서 관망심리가 나타나며 거래대금이 감소했다. 

홍콩시장은 약세로 출발해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며 본토시장과 엇갈린 흐름을 나타냈다. 홍콩 H지수는 0.80% 하락한 10555.4, 항셍테크지수는 0.86% 하락한 7903.4다.

최 연구원은 “기온이 낮아질수록 확산세가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인식이 재차 확산되며 미국시장이 막판 하락한 것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이에 따라 금융주의 하락에 주요 지수들이 약세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건자재, 인터넷 플랫폼, 은행, 보험, 부동산 등의 약세가 뚜렷했다. 반면, 음식료, 스포츠웨어, 제약, 자동차 등 일부 소비주는 정부의 내수소비 진작 기대감에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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