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업들, 미래 충성고객 MZ세대 트렌드 맞추기 집중
[엔터미디어 김소영 기자] 식음료 등 여러 업계에서 핵심 소비층인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이 한창인 가운데 BBQ가 MZ세대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20일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GBR)의 분석에 따르면 BBQ는 국내 주요 7개 치킨 브랜드 중에서 소비자 관심도 1위를 차지했다. GBR이 5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간 SNS나 기업 등 12개 채널 22만 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분석한 빅데이터에 따르면 BBQ에 관한 온라인 게시물 수는 17만5668건이었다. 2위 교촌보다 약 4만 건, 3위 bhc보다 약 7만 건 많은 수치다.

BBQ에 대한 관심은 유튜브 웹 예능 ‘네고왕’에 출연한 뒤 폭발적으로 늘었다. BBQ 직원들과 윤홍근 회장 등은 8월 네고왕에 출연해 진행자 황광희와 할인 등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네고왕의 첫 협상이 이뤄진 BBQ편은 현재 조회수 700만 회를 돌파하는 등 유튜브 주요 구독자인 MZ세대의 호응을 얻었다. 또 조회수 500만 회를 넘긴 뒤에는 계약에 따라 황광희의 BBQ 광고모델 발탁, 신제품 메이플버터갈릭 치킨 행사 등이 담긴 특별편이 제작됐으며 이 편 또한 조회수 400만 회를 달성했다.
BBQ 또한 MZ세대의 관심이 반영된 수치를 확인했다. 매출의 경우, 네고왕 프로모션이 진행된 첫 주말에는 전년 동기 대비 88%, 전년 8월 주말 대비 44% 늘어난 65억원을 기록했다. 광복절 연휴 매출은 지난해 대비 151% 늘어난 113억원 상당이었다. BBQ 멤버십인 딹멤버십의 가입자는 네고왕 출연 전 30만 명에서 8배 늘어 250만 명을 기록했다.
BBQ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치킨 매출 증가로 수혜를 보면서도 경쟁사보다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때 업계 매출 1위이던 BBQ는 2019년 매출액 2464억 원으로 경쟁사인 교촌(3801억원)과 bhc(3186억원)에 밀려 3위가 됐다. 교촌은 견고한 성장을 바탕으로 치킨 브랜드 최초로 지난 12일 상장했으며 bhc는 3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35% 증가하는 등 교촌과 매출 격차를 좁혀나가고 있다. 반면, BBQ는 지난해 허위로 드러난 회장 갑질 논란 등을 거치며 이미지 추락을 겪었다.
BBQ치킨 관계자는 “현재 MZ세대에 맛, 이미지 등 BBQ에 대한 좋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면 이들이 나이 들어서도 단골로 남아 있을 수 있다”며 “트렌드를 주도하는 MZ세대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며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BBQ는 MZ세대의 관심을 얻기 전부터 품질에 신경 써왔다고 자부한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는 대표적인 증거다. 다른 기름에 비해 원가가 비싼 올리브유를 사용해 영업이익이 낮지만 그만큼 품질 좋은 치킨으로 알려지며 많이 팔겠다는 것이 BBQ의 전략이다.
BBQ는 비싼 원가로 인해 2만원 치킨 시대를 열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100원 모자란 3만원인 치본스테이크 버라이어티팩을 내놓으며 또다시 치킨 가격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BBQ는 치본스테이크 버라이어티팩의 고객층이 어린 자녀를 둔 30~40대 부모라고 말한다. 이들은 10, 20대 시절 광고, 시식 등을 통해 알게 된 올리브유로 조리한 BBQ 치킨의 품질에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로 인해 다른 치킨에 비해 비싸더라도 다양한 종류의 고품질 치킨을 자녀에게 먹이겠다는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BBQ는 젊은 부모 세대의 자녀인 MZ세대가 부모가 되면 같은 선택을 할거라 예상한다. 그로 인해 고가·고품질 전략을 바꾸지 않고 있다.
BBQ뿐 아니라 생활 경제 분야의 기업들은 MZ세대에 가까워지고자 노력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 3일 프로게임단을 인수했다. 농심에 따르면 리그 오브 레전드(LoL) 프로게임단 ‘팀다이나믹스’를 인수한 이유 중 하나가 젊은 브랜드 이미지 형성이다. 주력 상품인 라면과 과자 등 식품에 e(이)스포츠를 접목한 마케팅을 펼치며 MZ세대에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가겠다는 취지다.
업계에 따르면 10대는 라면의 주요 소비층이자 앞으로 40~50년 이상 충성고객이 될 미래의 소비층이다. 또 뚜렷한 입맛을 가진 중장년층과 달리 MZ세대는 새로운 맛에 도전하는 데 거부감이 없는 등 신제품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중요 대상층이다. BBQ 관계자의 말처럼 MZ세대의 입맛을 사로잡으면 이들이 노년층이 될 때까지 변하지 않는 고객층으로 확보할 수 있다.
한편, 저출산 등으로 인구가 감소하며 MZ세대 공략만으로는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업들은 인구 감소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시장으로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오리온 경우, 이미 성공적인 글로벌 식품 브랜드로 안착했다는 평을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