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미디어 박재찬 기자] 삼성전자의 올해 4분기 실적은 당초 예상보다 부진하겠지만, 주가는 14% 상향돼 9만원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30일 NH투자증권 유종우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과 더불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가치가 반영되고 있고, 지속적인 주주환원 확대 정책으로 밸류에이션이 높아지고 있다”며 “4분기 실적은 원화 강세로 당초 예상보다는 부진하겠지만, 삼성전자가 디램 설비투자를 점진적으로 집행할 계획이어서 1분기 디램 가격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9만2000원으로 14% 상향 조정한다. 내년 기준 목표 주가순자산배율(PBR)을 기존 1.8배에서 2.1배로 17% 높였다.
PBR 2.1배는 리레이팅 없이 파운드리 사업가치를 반영해 상승 가능한 수준이다. 올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PBR 2.1배에 포함된 잠재적인 파운드리 사업가치는 100조원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년간 예측 가능한 주주환원 정책을 펴왔고 내년 1월에 발표될 주주환원 정책도 이러한 기조를 유지해 밸류에이션 상승에 기여할 것이다.
11월 초 이후 주가 상승이 가파르지만, 여전히 글로벌 peer 반도체업체 중 밸류에이션 매력이 가장 높다. PBR 2.1배 이상의 밸류에이션 적용도 지금의 시장 상황에서는 부담스럽지 않다.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액은 60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9조원으로 매출액은 당초 예상에 부합하겠지만 영업이익은 5% 하회할 전망이다.
4분기 내내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부품 사업 이익에 부정적 영향이 있었다. 스마트폰 출하량도 6000만대로 당초 예상을 7% 하회할 전망이다.
채널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sell-in 물량을 보수적으로 관리했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도 있었다. 반면, 가전 수요 강세는 지속됐고 OLED패널 출하도 예상을 충족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인텔이 주도하고 있던 PC 및 서버용 CPU 시장이 ARM 아키텍처 기반의 마이크로프로세서로 다양화되면서 선단(advanced)공정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TSMC와 삼성전자 파운드리 가치가 높아지는 중이다.
삼성전자가 5nm 기술 수율 확보에 아직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파운드리 시장 성장의 수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5nm 수율 확보는 파운드리 사업 수익성 개선과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경쟁력과 사업 가치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올해 11월 한달 간 삼성전자가 내년 초부터 공격적인 메모리반도체 증설을 시작한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하지만 내년 삼성전자는 공격적인 증설보다는 업황 회복에 맞춰 점진적 증설을 진행할 계획이다. 디램과 낸드 수요 및 업황 개선에 따라 단계적으로 증설을 지속할 것이다.
또 연간 증설 규모는 디램 70K, 낸드 90K 수준으로 당초 예상을 유지한다. 연말 디램과 낸드 완제품 재고가 모두 2~3주 수준으로 높지 않아 대부분의 수요를 생산으로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설비투자는 8nm와 5nm 증설에 집중될 것이다. 8nm는 엔비디아 GPU 수요 강세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이고 5nm는 5G 모바일용 칩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