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업계 1위 등극…삼바·씨젠 첫 가입

[엔터미디어 이진성 기자] 신약 및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등의 신시장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실적 기준 연간 1조원 매출을 돌파한 제약·바이오 기업이 9개사에 달할 전망이다. 예상대로라면 지난 2017년 3개사에 그쳤던 '1조 클럽' 자리가 3년만에 무려 3배 늘어나게 된다.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셀트리온이다. 11일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1조8687억원으로 추정된다. 2019년 제약·바이오 업계 매출 1위를 지킨 유한양행의 지난해 예상 매출인 1조6042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셀트리온은 지난 3분기에 누적 매출 1조3558억원을 기록하며 2019년 연간 매출을 앞질렀다. 자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인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이 세계 시장에서 선전한 영향이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서면서, 앞으로 더 큰 성장을 예고했다.
그동안 업계 1위를 지켜온 유한양행의 성적도 나쁘지 않다. 얀센에 기술이전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의 기술료 유입 등으로 작년 3분기 누적 매출 1조1284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대비 4.7% 성장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이 전년 대비 8.09%늘은 1조874억원을 기록한 GC녹십자의 지난해 매출은 1조4828억원으로 예상된다. 백신 사업과 혈액제제, 일반제제, 소비자헬스케어 등 전 부문에서 양호한 성적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사상 처음으로 '1조 클럽'에 가입한 종근당의 지난해 매출은 1조3050억원으로 예상되는 등 전년 매출 1조786억원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이미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9634억6800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4%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미약품은 3분기 누적 매출 798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8107억원 대비 약 1.5% 줄었지만, 올해도 1조원은 넘길 전망이다. 특히 경구용 항암신약 ‘오락솔’과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어 앞으로의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씨젠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미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789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매출인 7016억원을 넘어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의약품 위탁생산(CMO) 수주가 꾸준히 늘고 있어,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전년도 122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분자진단 전문기업 씨젠의 지난해 매출은 코로나19 진단 시약 등의 수요 증가로 올 1조470억원으로 예상된다.
제약산업과 건강음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광동제약은 지난해 매출 1조2655억원으로 예상됐고, 화장품과 헬스케어 시장에 특화된 한국콜마도 지난해 매출 1조3790억원으로 무난히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개발같은 신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매출 규모가 커지고 있다"면서 "올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 등을 비롯해 신약 기술수출까지 성공한다면 국내 제약산업의 퀀텀점프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