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와 대웅제약, 종근당도 조건부 허가 신청 계획

사진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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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미디어 이진성 기자] 셀트리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가 환자 회복시간을 단축하고 중증환자로 악화할 가능성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나 국산 1호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GC녹십자와 대웅제약, 종근당 등도 조만간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으로 알려지면서, 토종 치료제만으로 증상별 라인업을 갖출지도 주목된다.

셀트리온이 지난 13일 발표한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 글로벌 임상 2상 결과에 따르면 경증 및 중등증 환자가 입원치료를 필요로 하는 중증으로 발전하는 발생률에서 '렉키로나주' 확정용량(40㎎/㎏) 기준으로 위약군과 비교 시 전체 환자에서 54%, 50세 이상 중등증 환자군에서 68% 감소했다. 

임상적 회복을 보이기까지의 시간은 렉키로나주 투약군에서는 5.4일, 위약군 투약군에서는 8.8일로 렉키로나주 투약 시 3일 이상 단축되는 효과를 보였다. 특히 중등증 또는 50세 이상의 증등증 환자군에서 렉키로나주 투약 시 임상적 회복을 보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위약군 대비 5~6일 이상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렉키로나주 투약 시 체내 바이러스의 감소 속도 역시 빨라 위약군 대비 7일 기준 바이러스 농도가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약군은 10일차 이후에야 치료군의 7일차 바이러스 농도에 도달했다. 안전성 평가에서도 전반적으로 렉키로나주 치료군에서 특이사항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셀트리온은 전했다. 이번 임상에 참여한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유행 확산과 사태 악화 방지를 위해 백신은 물론 치료제도 반드시 필요한 옵션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전 세계 10여개 국가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해 임상 2상에서 확인된 렉키로나주의 안전성과 효능을 보다 광범위한 환자에게서 추가로 검증할 계획이다. 

이번 결과 발표로 토종 치료제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셀트리온 ‘렉키로나주’의 임상시험자료에 대한 ‘검증 자문단’ 회의를 오는 17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다음날인 18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중앙약사심의위원회와 최종검검위원회를 거쳐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아울러 GC녹십자와 대웅제약, 종근당 등도 조만간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방침이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위한 혈장치료제 'GC5131A'을 개발하고, 6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임상 2상 시험을 최근 종료했다. 결과가 도출되면, 1분기 이내에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약물 재창출'방식을 통해 만성 췌장염 등에 쓰이는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메실레이트)'을 먹는 형태의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중이다. 경증뿐만 아니라 고위험군 환자들에게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져 광범위한 치료제 탄생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종근당은 혈액항응고제 및 급성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러시아 임상 2상을 마무리해, 조만간 결과도출을 통해 조건부 허가를 신청하기로 했다.

계획대로 해당 제약사들의 코로나19 치료제가 출시된다면, 경증에서부터 중증까지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라인업을 국산으로 갖추게 되는 셈이다. 방역 주권의 완성이라 볼수있는 백신 또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와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셀리드 등 4개 회사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진행중이다. 다만 이미 해외 백신 도입이 예고된 상황에서 개발을 끝까지 이어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전 국민이 접종할 수 있는 양의 해외 백신이 곧 도입되는 만큼 이제 임상을 진행중인 국산 백신에 대한 기대감이 현저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백신의 경우 상당기간 추적관찰도 필요한 데, 선제 시장을 내준 상황에서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쏟으며 버텨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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