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달환은 ‘우리동네 예체능’의 거울이다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우리동네 예체능>은 스포츠 만화의 구성을 기반으로 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못하는 사람들이 어느 대회를 앞두고 모이게 되고 동기부여를 받아 열과 성을 다해 배운다. 개성 넘치고 이리저리 모인 오합지졸이 점차 모양새를 갖춰가면서 두드러지게 향상된 실력을 갖추고, 팀워크를 다져나가면서 예능의 필수 요소인 성장을 한다. 그 속에서 웃음(이수근)도 만들고 진정성(최강창민)도 보여준다. 그리고 절대로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상대와의 경기에서 모든 걸 뜨겁게 불태운다. <슬램덩크>처럼 이미 결과는 큰 상관이 없다.
초야에 묻혀 있던 고수들을 찾아가고 발견하는 것도 재미다. 볼링의 이병진이 그랬고, 이제 시작한 배드민턴의 닉쿤과 이만기, 탁구의 박성호가 그랬다. 무엇보다 국민배우라 칭해지며, <우리동네 예체능>의 응원구호 ‘초레이 하’를 유행시킨 조달환의 합류는 그의 인생으로 볼 땐 서광이 깃든 것이요, 프로그램 입장에서는 천군마마를 얻은 것과 같다.
조달환은 <우리동네 예체능>의 상징이다. 조달환이 얻은 유명세는 <우리동네 예체능>의 인기와 정비례한다. 그가 새로 합류한 빅스타의 필독에게 이런저런 훈수를 두는 게 웃기는 이유는 <우리동네 예체능>이 조달환을 발굴했기 때문이다. 얼굴은 알고 있지만 이름은 모르는 대표적인 배우 조달환은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으나 주목받지 못했던 생활체육이란 은유가 가능하다. 새로운 캐릭터를 최초로 발견한 이 프로그램만의 오리진은 프리미엄이다. 그는 예상치 못한 탁구 실력과 예능감, 새로운 캐릭터는 발굴과 만남, 진정성 있는 승부란 <우리동네 예체능>이 가진 흥미 요소를 모두 건드린다.
그러나 조달환을 발견했지만 이른 바 강호동 복귀 프로젝트로 시작되어 흘러온 이 프로그램은 아직 과도기를 겪는 중이다. 강호동과 제작진이 스포츠를 선택한 것은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성장 코드가 들어가고, 경기 자체에서도 각본 없는 예상치 못한 드라마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스포츠가 만드는 스토리는 있지만 아직 스포츠를 다루는 데 대한 정형화된 공식은 만들지 못했다. 종목 특성상 구력이 필요한 경우 등 상대방과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여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스포츠 중계 전문팀이 아닌 데다 예능의 태도를 유지하다보니 경기 편집에 대한 노하우도 쌓아가는 중이다. 한 경기를 두 주에 나눠서 보여주면서 다소 늘어진다는 평을 듣더니 최근엔 한 주에 한 경기를 스피디하게 편집하는 식으로 변화를 줬다. 종목간의 형평성과 습득하는 절대적 시간 등의 현실적 문제도 잘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2달째 볼링을 하니 다소 지겨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매번 새로운 걸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웃음과 스포츠 사이에 벌어진 간극 또한 좀처럼 매우지 못하고 있다. 대결 파트너를 찾아가고, 함께할 게스트를 소개하고, 연습하는 과정 등등 경기 외적인 상황에서의 재미를 아직 찾지 못한 것이다. 강호동과 이수근의 톰과 제리식 진행과 닉쿤을 사부로 모시기까지의 상황, 샛강역으로 나가 설레는 만남 장면 등 이런 저런 상황극을 시도하지만 경기 외적인 부분에 코미디 요소를 넣겠다는 포부는 아직 미완성이다. 흥미로운 건 조달환이 가장 작아질 때가 바로 이때라는 점이다. 이번 배드민턴 편에서 구멍으로 등극한 것은 새로운 과제를 떠안은 것이다. 프로그램의 상징과도 같은 그가 이제 스포츠가 아닌 예능 차원에서 할 일이 생겼다. 그가 발전하는 모습에서 또 다른 드라마가 생길 것이다.

TV, 그 중에서 예능은 인생의 가장 확실한 지렛대다. 예능을 통해 시청자들과 친밀해지고 인지도를 쌓게 된다. 그 과정에서 프로그램 시청자들과 친밀한 가족애를 쌓는다. 그래서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조달환은 ‘초레이 하’의 구호만 남긴 존재가 되서는 안 된다. 얼떨결에 고정 합류하게 된 그의 스토리는 아직 정착하지 못한 프로그램의 평행이론 선상에 있다. 그래서 그가 장차 성장하면서 보여줄 대중과의 교감은 프로그램 전체의 향배를 알려주는 바로미터다. 조달환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지금 <우리동네 예체능>은 그 가능성을 폭발시키진 못했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며 전진 중이다. 프로그램 자체의 성장과 감동의 측면에서 재야에서 은거하던 산전수전 다 겪은 조달환이 멤버 중 가장 감정이입을 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의 성장 스토리의 진정성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빠져드는지가 바로 <우리동네 예체능>의 미래인 셈이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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