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출범 예정
사측 "선제 대응으로 경쟁력 확보 차원"
[엔터미디어 박재찬 기자] 한화생명이 올해 4월 판매전문자회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는 사측이 조합원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직원들을 자회사로 이동시키려고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젊은층 영업부서 직원들은 어렵게 대기업에 입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회사의 일방적인 방침에 따라 자회사로 이동시키는 것에 대해 크게 실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회사 분할로 인한 타부서 경험에 대한 기회가 사라진 반면,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은 커져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올해 4월 판매전문자회사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칭)’를 출범할 예정이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한화생명의 100% 자회사로 총자본 6500억원, 영업기관 약 540여개, 임직원 1400여명, 설계사 2만명에 달하는 ‘초대형 판매전문회사’로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의 판매전문자회사는 회사에 종속되지 않고, 보험 판매와 관련해 독자적인 권한과 책임을 갖는 회사다.
한화생명은 이번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출범 방식을 물적분할로 정하고, 영업관리 인력을 현재와 동일한 근로조건으로 구조조정 없이 그대로 이동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한화생명보험지부(이하 노조)는 이번 판매전문자회사 설립이 일방통행식으로 추진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12월30일과 이달 4일 파업결의대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노조 측은 한화생명 단체협약에 따르면 조합원을 다른 회사로 전직시키려면 노조의 동의를 얻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물적분할 방식으로 자회사를 설립해 조합원을 일방적으로 이동시키려 한다며 조합원들에게는 자회사로 이동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화생명 영업부서 직원들 사이에서는 자회사 분할로 인해 부서이동이 제한적이고,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까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생명 노조 관계자는 “협상 기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지만 회사 측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자회사 설립 원안부터 논의하고 있다”며 “협상 기간은 26일까지고 다음주 정도면 결과가 어느 정도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젊은 직원들은 어렵게 대기업에 취업했는데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회사의 일방적인 방침으로 자회사로 이동하는 것에 대한 실망감이 크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 불고있는 제판분리 바람은 구조조정 수순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지난 6일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 지부는 성명을 통해 “제판분리는 자회사를 활용해 노동자들을 구조 조정하겠다는 말과 동일한 것이다”라며 “보험설계사들의 생산성과 효율, 고정비용 등을 빌미로 자회사형 GA로 강제 이동시키고, 이들을 지원하는 내근 직원들도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것이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화생명은 이번 판매전문 자회사 설립이 업계 1위 초대형 판매전문회사로 도약, 규모의 경제를 통한 연결손익 극대화, 무형자산에 대한 밸류에이션으로 기업가치 향상, 제판분리 선제적 대응을 통한 시장 선도 등의 효과를 기대하는 만큼 영업관리 인력도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현재 그대로 이동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보험사 제판분리가 당장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기는 어렵겠지만, 향후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은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구조조정은 보험업계뿐만 아니라 금융산업 전체의 최대 화두다”라며 “성장성이 급속하게 둔화된 보험산업의 구조조정은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과제이고 특히, 영업부문 인력 감축에 가장 먼저 손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