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우리는’ 최우식·김다미의 티키타카, 기대되는 이유

[엔터미디어=정덕현] “너 요즘 일반인들 연애하는 예능이 왜 뜨는 줄 알아? 리얼 예능인데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거든. 이거. 야 이만한 청춘드라마가 없다. 그런 애들을 10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변했는지를 담으면 그림 나오지 않아? 이거 잘 묶잖아 그럼 진짜 괜찮은 청춘 다큐 영화 찍을 수 있다는 거야.”

SBS 월화드라마 <그 해 우리는>에서 김지웅(김성철)에게 직속 선배인 박동일(조복래) 다큐멘터리 제작사 팀장은 그렇게 말한다. 10년 전 박동일 팀장이 ‘전교 1등과 전교 꼴등의 슬기로운 학교생활’이라는 제목으로 찍어 SNS에 올린 다큐 영상이 큰 화제가 되면서 그걸 10년 후의 이야기로 다시 찍어보라고 김지웅에게 권한 것.

김지웅은 그런 애들이나 보는 걸 왜 찍냐고 하지만 박동일은 다르다. 그것이 리얼해서 ‘청춘드라마’가 될 거라는 것이다. 아마도 이건 <그 해 우리는>이라는 청춘 멜로가 가진 기획적 포인트와도 맞는 대사일 게다. 이 드라마는 전혀 연결고리가 없을 것만 같던 전교 꼴찌 최웅(최우식)과 전교 1등 국연수(김다미)를 10년 전 다큐 촬영 때문에 한 자리에 짝꿍으로 붙여 놓는다.

그리고 훌쩍 10년이 지난 지금. 의외의 반전을 보여준다. 뭐든 잘 할 것만 같았던 국연수는 물론 홍보전문가로서 일터에서도 맹렬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하루하루가 피곤하다. 막말하는 클라이언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 요구에 맞춰줘야 하는 게 자신의 일이기 때문이다. 반면, 전교 꼴찌로 뭘 해서 먹고 살까 싶었던 최웅은 놀랍게도 고오 작가로 불리며 가장 핫한 일러스트레이터로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

다소 뻔한 구도일 수 있지만 국연수는 의뢰인의 홍보를 위해 고오 작가의 참여가 필요한 상황이고, 그래서 최웅을 다시 찾아오게 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들은 한 때 사귀었고 헤어졌다. 그게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 이 두 사람이 연애에 별로 관심이 없고, 서로를 여전히 ‘애증’어린 감정으로 대하는 것이 그 때의 어떤 일들 때문이라는 걸 예감하게 된다.

<그 해 우리는>은 10년 전 찍은 다큐 때문에 인연이 된 청춘 남녀가 중간에 사귀다 헤어지고 다시 일 때문에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물론 이 상황을 최웅의 친구이자 다큐PD인 김지웅은 다큐로 찍을 예정이다. 과연 이 평이해 보이는 청춘의 부딪침은 박동일 팀장의 말처럼 청춘 드라마가 될 수 있을까.

굉장히 드라마틱한 서사는 없지만, 최웅과 국연수가 보여주는 일상의 티키타카는 분명 시선을 잡아끈다. 무엇보다 대비되는 캐릭터는 지금의 청춘들에게 묘한 현실감과 판타지를 준다. 국연수가 매일 치열하게 싸워도 피곤하기만 한 청춘들의 현실을 보여준다면, 최웅은 평화롭게 자신이 하고픈 일을 하며 살면서도 성공한 청춘의 판타지를 보여준다. 과연 이 서로 다른 현실과 판타지는 두 사람 사이의 어떤 화학작용을 일으킬까.

박동일 팀장의 말대로 이 평범해 보이는 티키타카가 ‘청춘드라마’처럼 보일 수 있는 지점은 두 사람의 애증어린 멜로 속에 청춘들이 겪는 현실과 판타지의 뒤섞임이 어떤 삶의 대안을 제시해주는 부분에서일 게다. 한 차례 갈등으로 헤어졌던 이들이 다시 만나 티격태격하며 갈등을 풀어가고 서로의 성장을 이뤄가는 과정. 이것이 <그 해 우리는>이 보여줄 청춘드라마의 특별함이 아닐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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