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부대2’, 시즌1 학습효과가 만든 정반대의 반응들

[엔터미디어=정덕현] “저걸 한다고?” 채널A <강철부대2>에서 눈보라 몰아치는 황병산. 체감온도가 30도에 이른다는 혹한 속에서 살얼음을 깨서 녹여놨다는 참호만 보고도 스튜디오에서 이를 관전하는 연예인 출연자들은 경악한다. 대원들이 대결을 위해 참호 속으로 뛰어들고 웃통까지 벗어버리자 탄성이 터져 나온다. 그리고 맞붙는 대결 장면은 말 그대로 야수들이 맞붙는 그런 느낌이다. 시즌1에서 바닷가에서 펼쳐진 참호격투는 이 장면에 비하면 마치 게임 같았다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그래서일까. 시즌1에는 그 멋진 대결 장면들에 호평이 쏟아졌지만, 시즌2는 반응이 여러모로 갈린다. 여전히 멋지다는 반응이 나오긴 하지만, 동시에 보기에 너무 안쓰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눈에 띠는 건 군대에 아들을 보낸 어머니가 보이는 너무 불편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주목을 끄는 건 참호격투 4조 경기에서 나온 연합작전에 대한 반응이다. SSU 허남길을 중심으로 SDT 김태호와 UDT 김명재가 사전에 연합을 제안해서 함께 다른 부대원들을 모두 밀어내고 최종 3인에 올라간 상황에 대한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다. 최강대원을 뽑는 선발전에서 이런 연합은 어딘가 찜찜하게 느껴져서다.

시즌1에서도 참호격투에서 비슷한 장면이 나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당시의 연합은 참호 안에서 즉석으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경기 전에 연합을 하기로 한 것과는 사뭇 다르다. 결국 시즌1을 통한 학습효과가 있어 연합을 해야 참호격투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고, 그래서 연합을 적극적으로 하게 된 것이지만 그런 방식이 좋게 보이기는 어렵다.

참호격투에 이어 벌어진 장애물 각개전투는 눈 위를 달려야 하는 어려움을 동반했다. 달리고 포복을 하고 장애물을 뛰어넘고 40kg 타이어를 매고 이동한 후 최종 외줄타기를 하는 미션. 보기만 해도 그 높은 강도가 체감됐다. 그리고 최종 3인을 뽑는 마지막 대결로 100kg 통나무 끌기가 미션으로 제시됐다. 참호격투 하나만도 힘이 빠지는데 장애물 각개전투에 100kg 통나무 끌기까지. 이게 연달아 할 수 있는 미션이 맞느냐는 이야기가 스튜디오에서도 흘러나온다.

시즌1에서는 아마도 그런 미션 자체를 처음 봐서인지 그저 놀랍게만 느껴졌지만, 시즌2로 오니 그 독한 미션들을 부여한 제작진들의 의도가 자꾸 보인다. 최강부대를, 또 최강대원을 뽑는다는 취지지만, 사실은 그 지독한 미션들을 수행하는 장면들이 만들어내는 강한 자극을 뽑아내려는 의도가 보이는 것.

실제로 이런 미션들에 대한 기대효과는 제작진이 시즌1을 경험하면서 갖게 된 학습효과도 분명히 영향을 미쳤을 거라 여겨진다. 머리를 쓰고 함께 단합해서 하는 미션은 뒤쪽에 배치하고 앞에는 시선을 끄는 자극적인 장면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미션들이 등장한다. 100kg 통나무 끌기 같은 단순하지만 보는 시청자들도 몸에 힘이 들어가는 그런 미션들.

성공적인 프로그램이 시즌2를 할 때 제작진은 시즌1의 학습효과를 갖기 마련이다. 그래서 어떤 미션을 했을 때 어떤 장면과 반응들이 나온다는 걸 어느 정도는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 되기도 한다. 즉 그 시즌1의 학습효과는 시청자도 똑같이 갖고 있어 예측 가능한 미션들이 들어갔을 때 뻔해지고, 그래서 그 이면에 놓인 제작진의 의도를 읽게 되기 때문이다.

<강철부대2>는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산골 눈밭으로 배경으로 옮겼지만, 초반의 미션 구성은 시즌1과 유사하게 꾸려졌다. 즉 시청자나 출연한 대원들이 예상할 수 없는 미션이나 스토리가 아니라는 것. 대신 자극의 강도는 높였다. 그 결과는 시즌1처럼 호평만 가득한 그런 반응이 아니라 불편함이 섞인 목소리들이다. 과연 <강철부대2>는 초반의 이런 난관들을 앞으로 색다른 미션들을 통해 넘어설 수 있을까. 만일 시즌1과 대동소이한 미션들이 계속 등장한다면 더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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