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부대2’, 팀전의 묘미 제대로 담은 데스매치

[엔터미디어=정덕현] 혼자는 할 수 없어도 함께 하니 할 수 있다. 채널A 예능 <강철부대2>가 데스매치를 통해 팀전의 묘미를 제대로 담았다. 미션은 ‘50kg 통신 병기 수송’. 시즌1에서 했던 산악행군 데스매치와 유사한 이 미션은 말 그대로 체력은 기본이고 극한의 정신력을 요하는 것이었다. SART(특수탐색구조대대), SDT(군사경찰특임대), 707(제 707 특수임무단)이 맞붙은 데스매치는 SDT의 탈락으로 끝을 맺었다.

어찌 보면 행군은 그저 목표지점을 향해 걷는 것이라 단순해보이지만, 거기에는 저마다의 전략이 존재했다. 또 그 과정에서 혼자 아닌 팀이 함께 한다는 사실 때문에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모습들이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졌다.

그 드라마는 이전 미션에서 실패해 데스매치까지 오게 된 것에 대해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진 이들로부터 시작했다. SART 조성호와 707 이주용이 그들이었다. 대테러 미션에서 조성호는 통신을 잘못 들어 시간을 지체함으로써 지게 된 일로 자책하고 있었고, 이주용은 외줄 도하 중 줄을 놓치는 실수를 후회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팀원들에 대한 미안한 감정은 이들에게 놀라운 힘을 발휘하게 만들었다. 강청명의 괴물 같은 체력과 정신력으로 압도적인 스피드를 보여 선두를 치고 나간 SART는 그러나 중반 지점에서 추가 보급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퍼져버린 팀장 전형진으로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그 때 조성호가 나섰다. 그는 자신도 힘겨운 상황이었지만, 전형진의 보급품까지 대신 들고 앞서 나갔고 그 기세로 SART가 데스매치 1등을 차지하는데 중대한 역할을 해냈다.

707의 이주용은 자책감 때문에 솔선수범해 처음부터 50kg 군장을 자신이 매고 앞서서 팀을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앞서 치고 나가는 SART를 따라잡기 위해 오버페이스를 하다 팀원들이 모두 지치기 시작했다. 특히 애초 행군 자체에 자신이 없었다는 이정원은 점점 뒤로 뒤처졌고 다른 팀원들이 뒤에서 밀어주고 보급품을 대신 들어줌으로써 겨우겨우 버텨나갔다.

하지만 반전은 마지막 목표지점을 앞두고 뒤따라오는 SDT와 팀원들을 위해 추가보급품까지 들쳐 메고 오르다 점점 탈진해가는 이주용의 간격이 좁아질 때 벌어졌다. 초반에 지쳐보였던 이정원이 제 페이스를 찾아 먼저 목표지점에 도착해 군장을 내려놓은 후 팀원들을 돕기 위해 돌아 내려간 것. 결국 힘겨워하는 이주용의 보급품을 대신 이정원이 들어줌으로써 707은 SART에 이어 2등으로 들어왔고 생존할 수 있게 됐다.

<강철부대2>는 초반 시즌1과 비교되며 생각만큼의 화제성을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역시 시즌1서도 시청자들을 주목시킨 데스매치는 시즌2에서도 그 힘을 발휘하고 있다. 2%대까지 추락했던 시청률이 데스매치를 기점으로 3.8%(닐슨 코리아)까지 치솟았다.

데스매치가 시청자들을 더욱 몰입시킨 건, 그것이 <강철부대2>가 가진 핵심적인 재미요소인 팀전의 묘미를 극대화해 보여주기 때문이다. 혼자 개인기량이 뛰어나 겨루는 그런 대결과는 달리 모두가 함께 해서 불가능해 보이는 걸 해내는 그 과정에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자기희생이나 서로를 독려하는 모습, 지친 팀원들을 이끄는 리더십 같은 드라마들로 채워진 데스매치. <강철부대2>의 맛이 제대로 느껴진 시간이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채널A]

관련기사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