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빠2’, 방송이 김진표 명예회복의 장인가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김진표의 캐스팅은 제작진이 충분히 논의한 후 결정한 사안이다. <아빠 어디가2>를 통해 김진표가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지난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MBC <일밤-아빠 어디가>의 김유곤 PD는 이렇게 밝혔다. 결국 김진표 캐스팅으로 수면 위에 올라온 논란들을 정면 돌파 하겠다는 얘기다.
김진표는 지난 2012년 XTM <탑기어 코리아 시즌2>에서 방송 도중 ‘운지’라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고 사과를 한 적이 있다. 이 말은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 말은 그가 조PD 앨범에 참여하면서 노 대통령을 비난한 사실과 덧붙여져 논란이 커졌다. 또 김진표는 <탑기어>에서 방송에는 적합하지 않은 ‘엄창’ 제스처를 한 것으로도 문제가 됐다.
제작진의 입장은 김진표를 배제하고 프로그램을 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그것은 ‘또 다른 폭력’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김진표가 과거의 자신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모습에서 방송인 김진표가 아닌 아빠 김진표로서의 진정성을 발견했다는 점도 그를 배제할 수 없었던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이것은 제작진의 입장이고, 이를 받아들이는 대중들의 입장은 다르다. 즉 <아빠 어디가> 같은 아이들의 순수함을 전면에 내세우는 프로그램에 김진표가 적합한 인물인가 하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것. 즉 아빠 김진표가 방송인 김진표와는 다를 수 있지만 그래도 그것은 어느 쪽이든 김진표라는 책임 있게 행동해야할 동일인이라는 것이다.

제작진이 말하는 ‘이미지 회복’은 그래서 정반대에 서 있는 대중들의 입장에서는 ‘이미지 세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것도 아이들을 통해 이뤄지는 ‘이미지 세탁’. 물론 제작진이 밝힌 것처럼 “한 때의 실수로 그의 미래까지 단정 지어 버리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방송은 결국 제작진을 위한 것도 아니고 출연진을 위한 것도 아닌 대중들을 위한 것이다. 그러니 굳이 방송 전에 제기된 대중들이 원치 않는 인물을 그대로 강행한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진표 한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일은 그래서 다른 시각으로 보면 많은 대중들이 선택할 기회를 빼앗는 일이 되기도 한다.
제작진의 입장이 이해가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아빠 어디가>라는 프로그램이 가진 특성과 대중들이 갖고 있는 비상식적인 행동에 대한 반감은 과연 이러한 정면 돌파가 괜찮은 결과로 이어질지 의구심을 자아내게 만든다. 한 때의 잘못이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주홍글씨가 되는 건 물론 잘못된 일일 것이다. 하지만 방송의 모든 힘이 결국은 대중들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무시할 수도 없는 일이다. <아빠 어디가> 시즌2는 시작도 되기 전에 거대한 암초에 부딪치게 되었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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