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체능’, 농구 끝났어도 기대감 증폭된 이유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KBS <우리동네 예체능>의 농구편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탁구, 볼링, 배드민턴에 이어 방영된 농구편은 여러 모로 <우리동네 예체능>이라는 스포츠 버라이어티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해줬다.
먼저 농구라는 스포츠가 가진 매력을 이토록 잘 보여준 프로그램도 드물었다는 점이다. 농구대잔치 이후에 점점 잊혀져 가고 있던 농구라는 스포츠의 재미에 다시 불을 지폈다는 점은 <우리동네 예체능>의 진가가 어디서 나오는가를 잘 보여준다.
실제 농구경기보다 <우리동네 예체능>의 농구가 더 재미있게 느껴진 것은 캐릭터가 살아있었기 때문이다. 그저 경기에서 선수들이 움직이고 골을 넣는 것만으로는 농구의 재미를 제대로 느끼기 어렵다. 그 선수들의 면면이 하나의 캐릭터로 그려지고 따라서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농구의 묘미가 더 깊어진다는 것.
이것은 실제 농구경기가 다시 붐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가를 잘 말해준다. 즉 스타가 되는 농구선수들이 많이 발굴되고 대중들에게 알려져야 농구라는 경기 또한 더 재미있어질 거라는 점이다.
물론 <우리동네 예체능>이 농구경기보다 더 재미있게 느껴진 것은 이것이 본격 스포츠 중계가 아니라 예능이라는 안전한 지점을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스포츠 중계는 중간에 마음대로 편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어떤 인물에 초점을 맞춘다거나 경기에 하나의 스토리텔링을 가미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 하지만 <우리동네 예체능>은 이것이 가능하다.

이것은 <우리동네 예체능>만의 가능성이기도 하다. 스포츠 중계가 보여줄 수 없는 것들을 이 프로그램은 예능이라는 형식을 통해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편집이 가능했기 때문에 농구편에서 서지석이나 김혁, 줄리엔 강이라는 강력한 캐릭터들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따라서 메인 MC가 고정적으로 주목을 받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종목에 따라 새로운 스타들이 발굴되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물론 강호동이 중심을 잡아주고 있지만 그보다 탁구의 조달환이나 볼링의 이병진 또 배드민턴의 닉쿤과 이만기 같은 인물들이 더 부각됐다.
새로운 인물들이 계속 배출된다는 것은 예능 프로그램에 있어서는 굉장한 장점이 된다. 그것은 새로운 기대감을 계속 만들어낼 수 있고 또 다른 스토리가 인물에 따라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제 태권도라는 종목으로 이어질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어떤 새로운 스타가 나올까 궁금해지는 건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간 스포츠 버라이어티는 다양한 분야에서 다뤄졌다. 축구를 소재로 했던 <날아라 슛돌이>부터 다양한 스포츠 바탕의 대결을 다룬 <출발드림팀>, 동호인 야구 붐을 만들었던 <천하무적야구단>, 또 최근에 안전성 문제로 조기 종영된 다이빙 소재의 <스플래시>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우리동네 예체능>은 이 스포츠 버라이어티의 거의 끝판을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스포츠들을 예능적인 수준이 아닌 진짜 스포츠 수준으로까지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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