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남일녀’ 리얼예능 살리는 이하늬의 완벽한 몰입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왜 이렇게 고생을 하냐. 대단하시다.” 물메기 조업을 따라 나간 이하늬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 거친 파도 속에서 힘들게 매일 일해 오셨을 윤점방오 아빠와 김순귀 엄마의 삶을 스스로 실감했기 때문이다. 이하늬 역시 처음 해보고 느껴보는 조업이었을 게다. 하지만 그녀에게서는 힘든 내색 따위는 없었다. “울 아빠가 완전 바다의 왕자네”하는 너스레를 떨고 썰어 놓은 횟감을 초고추장에 찍어 아빠 엄마의 입에 넣어주는 그녀에게서 느껴진 것은 그들의 삶에 깊이 공감한 진짜 딸 같은 면모였다.

제 아무리 세상의 부모님들과 자식의 마음이 다 똑같다고 해도 어찌 가상의 엄마 아빠를 대하는 것에 어색함이 없을까. 네 명의 남자들이 어딘지 쭈뼛쭈뼛 그 관계를 어색해하는 것으로 웃음을 주는 반면, 이하늬는 정반대로 진짜 딸처럼 몰입함으로써 <사남일녀>라는 프로그램에 특유의 가족적인 정서를 만들어내고 있다.

상남자 아빠 윤점방오의 팔에 매달려 한껏 다정함을 뽐내고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듬뿍 정을 더하는 그녀의 모습은 순간 이 가상의 가족을 진짜 가족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이 한과 흥이 가득한 아빠 엄마에게 ‘섬마을 선생님’을 불러주며 분위기를 내는 모습이나, 사근사근하게 사투리를 섞어 친근함을 더하는 모습 또 서장훈이나 김민종 같은 오빠들에게도 스스럼없이 대하는 이하늬는 <사남일녀>의 가상 가족을 끈끈하게 이어주는 아교풀 같은 존재다.

<왕가네 식구들>에서 “나 미스코리아 나갔던 여자야”하며 유세를 떠는 모습을 미스코리아 출신 이하늬에게서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심지어 그녀가 미스코리아 출신이라는 사실마저 잊게 만드는 화장기 없는 맨 얼굴과 때로는 퉁퉁 부운 눈은 그래서 오히려 그녀의 진가를 보여준다. 이것은 프로그램의 캐릭터를 위해 ‘망가지는 것’이 아니라 진짜 그 인물이 되는 몰입과 공감을 통해 가능하게 되는 일이다.



<파스타>에서 보여주었던 그 도회적인 느낌의 오세영이나 <상어>에서 한 발 물러서 사랑하는 남자를 바라보기만 하던 장영희를 <사남일녀>에서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물론 그처럼 세련된 이미지 역시 이하늬라는 배우가 가진 또 다른 결일 것이다. 물론 <사남일녀>는 드라마가 아니다. 따라서 연기가 아니라 리얼을 그대로 드러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연기와 리얼은 연기자들에게는 그다지 다른 개념이 아니다. 완벽한 몰입은 리얼 그 자체가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남일녀>를 통해 발견하게 된 이하늬의 털털함과 따뜻함 그리고 진솔함은 그녀의 매력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연기자로서의 그녀가 가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어떤 상황에 그 누구보다 몰입하고 보다 진솔한 자신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그녀. 그러니 그 매력에 빠져들밖에. 이하늬 같은 딸을 가족으로 삼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 수밖에. 이하늬는 몰입이 리얼 예능에서나 혹은 연기에서나 모두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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