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동네 예체능’이 일반인을 참여시키는 방식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우리동네 예체능> 태권도 편은 그 시작이 다른 종목과는 사뭇 다르다. 새로운 멤버로 김연우와 인피니트 호야, 필독, 찬성이 참여했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관원을 공개오디션 한 점이 그렇다. 왜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우리동네 예체능>은 굳이 일반인 관원을 공개 모집 했을까.
일반인 참여는 최근 예능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일로 떠오르고 있다. 연예인 예능이 고개를 숙이게 된 것은 그것이 ‘저들끼리의 예능’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반면 일반인과 연예인이 똑같은 눈높이로 만나 공존하는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진짜사나이>, <아빠 어디가>, <심장이 뛴다>, <백년손님 자기야> 같은 관찰 예능 혹은 <안녕하세요> 같은 일반인 참여 토크쇼는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것이 시청자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느낌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하필 태권도편에서 <우리동네 예체능>은 일반인 참여를 선택했을까. 그것은 아마도 태권도라는 종목이 남녀노소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최적의 스포츠이기 때문일 것이다. 국기원에서 본 시범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태권도는 고령의 나이에도 충분히 고수가 될 수 있는 운동이다. 또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게 되는 국민스포츠이기도 하다.
공개 오디션 형식으로 치러진 관원 모집에서는 그래서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이 참여할 수 있었다. 어린 꼬마 아이들이 훌라후프를 하고 줄넘기, 다리 찢기를 하며 보여주는 앙증맞음이 있고, 치매 예방에 최고라는 고령의 참가자가 있으며, 주부의 몸으로 처음에는 아이를 업고 태권도장에 나가 배우다가 지금은 아줌마들의 태권도 전도사가 된 아주머니도 있으며, 또 택배 기사로서 스스로 직업을 창피해했지만 어느 날 보게 된 아내의 닉네임이 ‘택배기사의 아내’라는 걸 보고 당당히 얼굴을 내밀었다는 아저씨도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사연과 세대가 한데 묶여질 수 있는 형식으로서 오디션이 치러진 것이며, 그렇게 뽑혀진 일반인들은 연예인들과 함께 짝을 이뤄 어떤 목표를 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금껏 <우리동네 예체능>이 국민 생활 체육 향상을 위한 홍보적 기능을 해왔다면 이 태권도 종목에서 진짜로 일반인들과 함께 하는 생활 체육을 꿈꾸고 있다는 얘기다.
만일 이 일반인과 연예인을 함께 묶어내는 <우리동네 예체능>의 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다면 이것은 어쩌면 향후 이 프로그램의 방향이 될 가능성도 높다. 이것은 또한 <안녕하세요>라는 일반인 토크쇼를 제대로 안착시켰던 이예지 PD의 장기이기도 하다. 일반인들의 이야기를 프로그램에 잘 녹여낼 수 있다는 것.
좋은 취지가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그만한 형식적인 시스템도 중요하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물론 처음에도 일반인 동호회와의 대결을 통해 함께 하는 예능을 선보였지만 차츰 경기의 승패 자체에 몰두하게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결국은 일반인 관원 모집이란 <우리동네 예체능>이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선포이기도 한 셈이다. ‘예체능’만이 아니라 ‘우리동네’에도 집중하겠다는 것. 이것이 태권도 편에 거는 기대감이 더 커진 이유이기도 하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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