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소녀시대 왜 연애 얘기에 조심스러울까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소녀시대와 연애. 이제 20대 중반의 그녀들이 연애를 한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니까. 하지만 소녀시대의 경우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아무래도 자신들이 생각하는 연애와 팬들이 바라보는 연애에는 시각차가 생기기 때문이다.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나온 소녀시대에게 집중적으로 던져진 질문은 다름 아닌 연애이야기였다. 그래서 아예 ‘연애시대’라는 자막이 붙었던 것. 김구라는 소녀시대가 연애를 밝히는 것이 뭐가 잘못된 거냐며 “패리스 힐튼처럼 자유로웠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리가 밝힌 것처럼 이들의 연애를 과연 “자유롭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이 날 게스트로 불참한 윤아와 수영은 현재 각각 이승기, 정경호와 공개 연애를 하는 사이. 그들이 방송에 나오지 못한 이유를 써니는 <라디오스타> MC들이 “물어뜯을까봐”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히려 불참했기 때문에 윤아와 수영은 이날 <라디오스타>의 ‘먹잇감(?)’이 되었다. 게스트로 참여한 태연, 티파니, 제시카, 써니, 유리에게 이들에 대한 집중적인 질문 공세가 이어졌던 것.

소녀시대는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택연과의 열애설에 대해 제시카는 “그저 친구일 뿐”이라는 사실을 밝히며 “이제 (윤아와 수영 같은) 새로운 먹잇감들이 있다”고 말해 웃음을 주었고, 연애를 멤버들끼리 숨기지는 않느냐는 김국진의 질문에 티파니는 “저희들끼리는 비밀이 없다”고 말했고 제시카는 “멤버에게 숨겼다 기사로 접하게 되면 당황스럽지 않겠냐”며 “그게 예의”라고 말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제시카의 말처럼 “연애하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소녀시대는 당사자들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더 조심스러워 했다. 유리는 “당사자가 나왔으면 다 말했을 텐데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층 성숙된 분위기. 성장한 소녀시대를 느낄 수 있었다. 한국말이 늘어 ‘똑똑해져 돌아온(?)’ 티파니는 전체적으로 활발한 분위기를 이끌었고 써니는 특유의 털털함을 드러내며 솔직하게 자신들의 일상을 얘기했고 제시카 역시 톡톡 쏘는 쿨한 매력을 드러내주었다. 유리는 차분하고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갔고 리더인 태연은 조용히 전체 분위기를 관망하며 때로는 엉뚱하게 빵 터지는 리액션으로 좌중을 즐겁게 만들었다.

사실 소녀시대의 신곡 ‘미스터 미스터’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거론되지 않았지만 연애에 당당하고 싶은 이 곡의 내용은 이들의 이야기 속에도 들어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인 데는 그것이 자신들의 입장과는 달리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는 달리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워낙 뜨거운 소녀시대에 대한 관심과 공개연애의 당사자들에 대한 팬들의 반응도 엇갈릴 수밖에 없다.

이미 소녀시대는 성장했고 연애를 할 나이가 됐다. 하지만 그것을 당당히 드러내는 일은 또 다른 측면이다.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소녀시대가 제대로 핵심을 집지 못하고 변죽만 때린 듯한 느낌을 주는 건 그 자체로 이제는 성장한 소녀시대가 처한 입장을 보여준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