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환이의 눈물이 보여준 ‘아빠2’ 부활 가능성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아빠 또 찾으면 그 땐 혼나 진짜.” 아들 리환이에게 으름장을 놓는 안정환의 마음은 얼마나 짠했을까. 놀이공원을 찾은 MBC <일밤-아빠 어디가 시즌2>에서 단연 주목을 끈 아이는 리환이었다. 강하게 키우려 하는 아빠와 처음 겪는 것들이 유독 낯설고 두려운 아이. 리환의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걸 보며 겉으로는 엄하게 꾸짖으면서도 멀리서 안타깝게 아이를 바라보는 안정환에게서 깊은 공감이 느껴졌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부모라면 누구나 이런 경험을 했을 게다. 늘 품 안에 아이를 끼고 살 수는 없는 일. 아이를 세상에 내보낼 때 부모의 마음은 안타까움과 걱정이 교차될 수밖에 없다. 어른들도 그렇지 않은가. 놀이기구란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경험을 통해 두려움을 설렘으로 하나씩 바꿔나가는 것. 그것이 우리네 삶의 연속이지 않은가.

리환이의 눈물과 안정환의 짠한 마음. 아마도 이 장면은 초심으로 돌아간 <아빠 어디가2>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순간일 것이다. 시즌2를 맞아 새로운 출연진으로 꾸려졌지만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잘 보이지 않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이번 리환이의 이야기는 확실히 지금까지와는 다른 느낌이 있었다. 그것은 아이의 잘 하는 면만을 주목시키려던 것이 아니라 조금 부족한 면도 그대로 드러내주는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단순해 보여도 이 작은 지점은 <아빠 어디가2>의 새로운 이야기의 방향을 가능하게 만든다. 그것은 아이와 아빠의 성장과 변화다. 리환이의 눈물은 그래서 이 아이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만든다. 또한 놀이공원에서 아이가 겁에 질려 자꾸만 아빠에게 돌아오는 것에 대해 안정환 역시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초보 아빠로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으름장을 놓고는 또 짠해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결국 아이와 함께 이 초보 아빠의 성장과정도 <아빠 어디가2>가 앞으로 보여줄 중요한 대목이 될 것이다.



그간 <아빠 어디가2>가 과거 시즌1에 비해 점점 약화된 이유는 결국 아이들이 잘 보이지 않아서다. 아빠들의 이야기로 방송 분량이 채워지거나, 이전 시즌의 아이들이 게스트로 참여해 과거의 추억을 더듬는 식으로는 <아빠 어디가> 시즌2의 가능성을 말하기가 어렵게 된다. 좀 더 아이에 대한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고, 그 아이가 가진 특별함을 찾아내고 대중들과의 공감대를 하나씩 만들어가는 것이 이 침체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이유야 어쨌건 대중들과의 소통을 만들어내지 못했던 김진표가 하차한 것은 프로그램을 위해서나 김진표 자신을 위해서나 현명한 선택이다. 이제 훨씬 단출해진 만큼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 자기주장이 강한 빈이가 타인을 더 많이 배려하는 모습이나, 천진난만 좌충우돌의 민율이 조금은 의젓해진 모습을 보이는 것, 또 찬형이 아빠 류진과 좀 더 가까워지는 모습 등은 <아빠 어디가2>를 보는 시청자들이 충분히 기대할만한 것들이다.

아이들은 빠르게 성장한다. 그러니 <아빠 어디가2>의 포인트는 현재의 모습이 아니라 향후 1년 후의 모습이다. 그 변화를 원한다면 먼저 현재를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거기서부터 과정이 시작된다. 리환이의 눈물과 안타까워하는 안정환의 짠한 모습은 그 가능성을 보여준 중요한 장면이었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