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리환, ‘아빠 어디가’ 부활의 선두에 서다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MBC <일밤-아빠 어디가> 시즌1에서 단연 중심을 잡아준 것은 윤후였다. 윤후는 자기 본능에 충실한 모습으로 아이다운 면모를 가감 없이 보여줬다. 그 윤후가 만들어낸 <아빠 어디가>의 순수함 위에 준이의 의젓함이 덧붙여졌고 민국이의 리더십과 준수의 엉뚱함 그리고 지아의 사랑스러움이 더해졌다. 이것은 <아빠 어디가>가 주말 저녁을 함께 하는 하나의 유사가족으로서 설 수 있었던 이유였다.

하지만 시즌2로 넘어오면서 시즌1과 비교해 새로운 이야기가 등장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윤후는 대장 역할로서 너무 진중해졌고, 민율이는 시즌1에서 엉뚱한 면모로 확실한 존재감을 만들었지만 고정으로 들어와서는 별다른 새로움을 보여주지 못했다. 빈이도 시즌1에서는 고집스런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각인되었지만 시즌2에서는 다른 면모를 보였고, 새로 들어온 찬형이나 리환이도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이것은 아이들의 문제라기보다는 프로그램이 어디에 포인트를 잡아야 할지 감을 못 잡고 헤매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 대한 집중은 점점 사라졌고 대신 아빠들이 전면에 부각되었지만 그건 대중들에게는 <아빠 어디가>를 통해 원하는 그림이 아니었다. 김진표의 캐스팅 논란이 발목을 잡고 있는데다, KBS가 유사한 프로그램을 동시간대에 세움으로써 <아빠 어디가>는 사면초가에 처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진표가 자진하차하면서 분위기가 쇄신되었고, <아빠 어디가>만의 우스우면서도 짠한 그림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 선 인물이 안정환과 리환 부자다. 아들과 함께 지낸 시간이 거의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는 초보 아빠. 그리고 오냐 오냐 하며 자라다보니 툭하면 울고 툭하면 ‘안돼’라고 말하는 연약한 아이. 이 부자는 <아빠 어디가>의 새로운 이야기가 되기에 충분했다.

시즌1은 사실상 아이들의 긍정적인 모습들만 계속 보여주었다. 하지만 무언가 서툴고 미숙한 면이야말로 아이들의 진짜 모습이다. 안정환과 리환 부자가 보여주는 건 바로 이것이다. 놀이공원에 가서 놀이기구가 무섭다며 친구들과 함께 놀지 못하고 자꾸만 아빠에게로 오는 리환이를 보며 안정환은 마음 한 구석이 무거워졌을 것이다. 안정환은 리한이의 등을 떠밀며 강한 아이가 되기를 바라지만 그게 어디 단번에 될 수 있는 일인가.



리환이가 물이 마시고 싶다고 하자 직접 갖다 먹으라고 시키기도 하고, 돌땅 낚시를 하기 위해 작업복을 입을 때도 “이거는 안돼요”라고 말하자 “해보고 안 되면 말해야지. 해보기 전에 맨날 안 돼요 그러지 말고.”라고 따끔하게 혼내기도 했다. 또 개울가에서 발을 헛디뎌 리환이가 자꾸 넘어졌지만 안정환은 “일어서 일어서 괜찮아”라고 말하며 스스로 일어나게 만들었다.

사실 직접 도와주고 챙겨주는 건 오히려 더 쉬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할 수 있게 옆에서 묵묵히 지켜봐주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아이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 마음 한 구석이 짠하지만 넘어져도 스스로 일어날 수 있게 해주는 안정환의 마음은 그래서 시청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만들어낸다. 요즘처럼 특히 아이가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 해주는 부모들이라면 아이를 위해서 한번쯤 안정환의 마음을 생각해볼만 하지 않을까.

안정환과 리환 부자가 <아빠 어디가>로 보여준 것은 이 프로그램이 이제 진정한 성장과 변화의 모습을 담아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리환이 점점 강하고 자립심 강한 아이가 되어갈 때 시청자들도 똑같이 리환이를 응원하게 될 것이다. 완벽함이 아니라 부족함이 있어 오히려 채워나가는 뿌듯함을 만드는 것. 그것이 <아빠 어디가> 시즌2가 그려나갈 새로운 스토리가 아닐까.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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