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아빠’, 빈이에 세심한 배려 필요한 이유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한 아이가 가진 긍정적인 힘이 이토록 큰 효과를 발휘할 줄이야. MBC <일밤-아빠 어디가> 시즌2는 세윤의 등장으로 확실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새로 합류한 세윤에 대한 아이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각 아이들의 개성이 더 선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변화다.

대체 불가한 귀여움의 끝을 보여주는 민율이는 “누나아-”를 외치며 세윤의 껌딱지를 자처하고, 순수한 영혼 찬형이는 세윤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먼저 들어온 선배(?)로서의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조금은 약한 모습을 보여 왔던 리환이 역시 넘어져도 언제 그랬냐는 둥 툭툭 털고 일어나 세윤을 따라 달리는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를 보이는 건 윤후다. 세윤이 같이 장보러 갈 사람으로 윤후를 꼽자 어깨가 으쓱해지고, 장터에서도 짐을 들어주고 계산을 도맡아 하면서 오빠 행세를 톡톡히 하는 윤후는 확실히 달라졌다. 함께 올챙이 국수와 콧등치기 국수를 먹으며 상에 턱을 괴고 지긋이 세윤의 눈을 바라보는 윤후에게서는 순수한 아이의 호감이 느껴졌다. 이런 호감이 세윤에게도 통한 듯, 세윤 역시 ‘후 오빠’를 찾으며 친밀함을 보여주었다.

윤후의 변화에 대해 아빠 윤민수는 짓궂게 세윤이를 좋아하는 거 아니냐며 아이의 속내를 끄집어내려 한다. 창피한 듯 아빠의 질문에 당황해 하는 윤후의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기분 좋은 웃음을 짓게 만든다. 자라나는 아이의 이성에 대한 관심과 그럼에도 여전한 아이의 순수함이 함께 묻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윤 효과가 가져온 이 긍정적인 변화가 모두에게 좋게만 돌아가는 건 아닌 듯싶다. 모두가 얼음 땡을 하며 즐겁게 놀고 있을 때 빈이 혼자 고양이에게 다가가는 모습에서 약간의 쓸쓸함 같은 것이 느껴졌다. 홍일점으로 늘 관심 받던 빈이가 세윤의 등장으로 아이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듯한 인상을 풍겼기 때문이다.

세윤은 그런 빈이에게 다가와 뒤에서 꼭 안고는 “같이 놀자”고 얘기하며 언니로서의 포용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빈이 역시 금세 세윤과 함께 뛰어놀기 시작했지만 다른 아이들의 관심이 세윤에게 집중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침 일찍 세윤 때문에 눈을 뜨고 함께 집을 나선 민율이 길에서 김성주와 함께 있는 빈이를 마주쳤을 때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세윤만을 따라가는 장면에서도 빈이의 마음이 느껴졌다.

이것은 아이들이 순수해서 나오는 본능적인 행동들일 것이다. 또 새로 들어온 세윤에 대해서 충분히 관심을 보여주는 것 역시 제작진으로서도 아빠들로서도 당연한 예의로 여겼을 일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빈이에 대한 좀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다. 특히 아빠 성동일이 이 날 빈이의 이런 달라진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나오지 않은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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