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의 식객’, 털털함의 끝을 보여주는 이영아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MBC <7인의 식객>의 이영아. 이 정도면 털털함의 끝이다. 보기만으로도 쉽게 입에 넣기 힘든 불가사리 튀김을 떡 하니 잘라서 입에 넣고는 오물오물하더니 고소하단다. 본래 뭐든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스타일인 것 같지만 그래도 낯선 음식 앞에서는 누구나 꺼려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신성우가 맛있다고 먹는 방개 튀김을 거리낌 없이 척척 받아먹는 걸 보면 이건 보통 수준은 아니다.

<7인의 식객> 중국편에서는 테마팀과 배낭팀이 나뉘어져 극과 극의 여행을 보여줬다. 테마팀이 호화로운 레스토랑에서 화려한 음식을 만끽한다면, 배낭팀은 생고생을 하며 현지인들이 평상시 먹는 음식을 경험한다. 이런 두 가지 서로 다른 여행에서 선택하라면 누구나 테마팀을 원할 것이다. 하지만 이영아는 자청해서 고생길인 배낭팀을 선택했다.

그녀는 장거리 기차 여행을 하며 가까스로 도착한 둔황에서 모래 폭풍을 만나기도 했고, 말이 통하지 않는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서슴없이 중국어를 하면서 현지인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무래도 이국의 음식을 다루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입맛에 맞지 않은 음식은 오히려 고역이 되기 쉽지만 이영아는 강한 향료나 보기 흉한 음식도 편견 없이 먹고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영아는 <정글에 법칙>에서도 뭐든 잘 먹고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정글의 법칙>은 함께 생존해야 하기 때문에 마음껏 먹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본인이 밝힌대로 워낙 식탐이 있는 이영아는 그래서인지 혼자 너무 잘 먹는 모습이 <정글의 법칙>에서는 한때 비난의 이유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7인의 식객>을 통해 그것이 그녀의 진짜 모습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먹는 프로그램에서 잘 먹는 것만큼 예쁜 건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7인의 식객>은 이영아에게는 맞춤 프로그램인 셈이다. 다양한 나라로 직접 날아가 그 곳에서 나는 음식 체험을 통해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들여다보는 <7인의 식객>은 가장 중요한 게 편견 없는 마음이다. 음식은 그 곳의 기후에서부터 풍토, 생활을 고스란히 담기 마련이다. 그러니 이영아처럼 편견 없이 음식을 경험한다는 건 제대로 그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질이 된다.

아직까지 <7인의 식객>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정체성이 제대로 세워지진 않은 프로그램이다. 세계사 강사가 등장해 그 지역의 정보를 알려주는 등의 시도는 이 프로그램이 단지 먹방에 머물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걸 말해준다. 하지만 이러한 콘셉트도 결국은 출연자들이 어떻게 그 체험에 뛰어드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이영아처럼 힘든 길을 자처하고 낯선 체험을 피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인물은 <7인의 식객>에 꼭 필요한 존재다.

먹는 걸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했던가. 이영아의 편견 없는 마음과 털털함은 무엇보다 이 여배우가 가진 꽤 괜찮은 자질로 여겨진다.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과 거리낌 없이 도전하는 자세는 새로운 삶에 뛰어드는 배우라는 직업에는 어쩌면 가장 필요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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