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직아이’ 2회째, 여전히 ‘심장’ 폐지가 아쉬운 까닭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SBS <매직아이>가 정규 편성된 후 2회가 방영됐지만 이렇다 할 존재감을 좀체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은 고작 3.3%. 1회에 비해 오히려 떨어졌다. 이효리 같은 톱스타가 MC로 나서고 있지만 그만한 효과를 보지는 못하고 있는 것.
<매직아이>는 그저 연예인 신변잡기에서 벗어나 어떤 사회적인 주제를 갖고 이야기를 나누는 취지를 갖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 정체성이 애매모호하다. ‘먹튀불효’라는 주제를 내걸고 실제로 터졌던 존속살해 등의 심각한 사건들을 전면에 깔았지만 정작 이야기로 들어가서는 연예인들의 토크로 이어지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게스트로 출연한 박건형의 11살 연하 애인 이야기로 갑자기 흘러가기도 하고, 이효리가 결혼 전 사귄 남자들의 사진을 모두 태웠다는 이야기가 튀어나온다. 물론 그냥 나온 이야기는 아니다. 홍진경이 자신에게 묻지도 않고 어머니가 태워버린 옛 애인 사진 이야기를 꺼내며 그럴 때는 부모라도 이해할 수 없다는 얘길 하다가 이효리 이야기로 넘어간 것. 하지만 이런 식의 토크 구성은 결국 ‘무언가 있어 보이는’ 주제가 사실은 그냥 수다에 머무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먹튀불효’에 대한 시청자 사연을 받아 읽어주고 거기에 대해 출연자들이 각자의 의견을 내는 방식은 나쁘지 않다고 보이지만, 그것이 그저 개인적인 사담으로 흘러가는 것은 <매직아이>가 기존 토크쇼들과의 차별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다. 또한 이런 문제를 사회적인 관점이나 문화적인 관점으로까지 확장해서 바라보지 못하는 것 역시 토크쇼를 연예인들의 수다장으로 여기게 만드는 이유다.
이런 기획의도에서 멀어져 가는 <매직아이>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건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오는 기사들이 어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가 하는 것이다. ‘박건형 11살 연하 애인’이나 ‘이효리가 태워버린 전 남자친구들의 편지’, ‘명절 때 사인만 하는 자신이 싫었다는 이효리’ 같은 기사 제목들은 이 토크쇼의 주제였던 ‘먹튀불효’가 그다지 프로그램을 통해 화제가 되지 않고 있다는 걸 말해준다.
<매직아이>가 정규편성 된 지 2주가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화요일 밤을 채워줬던 ‘심장이 뛴다’ 폐지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을 토로하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건 그래서다. 시청률에서야 이 두 프로그램을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프로그램이 보여줬던 것들의 가치를 생각해보면 <매직아이>가 <심장이 뛴다>를 대치할만한가 하는 의구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결국 연예인들의 사담이나 들으려고 <심장이 뛴다> 같은 사회적 의미와 가치를 지닌 프로그램을 폐지했나 하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건 <매직아이>가 아직까지 본래의 취지를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시청률도 거둬가지 못하고 의미도 퇴색해가는 프로그램이 되지 않으려면 좀 더 사회적 의제를 전면에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SBS]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