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싱9’, 김설진의 뭉클함과 안남근의 유쾌함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이제 춤추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 Mnet <댄싱9>이 대중들에게 춤을 그만큼 친숙하게 만들어준 탓이다. 이윤희가 감정몰입하면서 거의 울 듯이 춤을 추는 장면을 보다 보면 그녀가 얼마나 섬세한 감성을 갖고 있는가가 그 춤에 묻어난다. 짱구 이윤지의 에너지가 넘치는 춤에서는 그녀의 숨길 수 없는 춤에 대한 열정이 묻어나고 최수진의 힘겨운 동작조차 너무나 편안하고 우아하게 만들어버리는 모습에서는 그동안 해온 그녀의 노력이 엿보인다.

갓설진이라고도 불리는 김설진이 팀 미션을 통해 보여준 모습 역시 그의 성향이 그대로 드러난다. 캡틴을 맡은 그는 팀원들에게 “<어벤져스>가 왜 멋있는 줄 아냐?”고 물은 뒤 “모두의 능력이 다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누구 한 사람이 주목되기보다는 전체가 각자의 능력과 특성을 골고루 선보일 수 있는 무대를 꾸며내겠다는 것. 이것은 김설진이라는 인물이 왜 최고의 댄서가 되었는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모두를 쉬게 하고 스스로 전체 안무의 조화를 짜내고 그들의 춤 특성이 잘 살아나면서도 동시에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기막힌 연결고리들을 만들어내는 김설진은 천재이기 이전에 타인에 대한 존중이 몸에 밴 진정한 리더의 모습 그대로였다. 실제 무대에서도 팀원들이 더 부각되고 자신은 살짝 뒤로 물러나 있는 듯한 배려를 그는 보여줬다. 그리고 아쉽게 탈락한 멤버들 앞에서 그는 하염없는 눈물을 쏟아냈다. 그것이 자기 탓인 양 말하는 그에게 오히려 멤버들은 김설진 때문에 자신들이 칭찬받을 수 있었다고 말해주기도 했다.

김설진이 타인과의 조화와 배려로 뭉클함을 주는 아이콘이라면 안남근은 기발한 아이디어가 넘치는 유쾌함의 아이콘이다. 팀 미션에서 그가 보여준 무대는 자신의 기량을 과시하거나 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현대무용이 전공이지만 과감히 스트리트 댄스에 온몸을 던진 그는 춤의 유쾌함을 전해주기 위해 우스꽝스러운 동작들마저 춤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컴 백 홈’이라는 곡에 맞게 마지막에 깜짝 서태지 모습으로 변신한 안남근은 춤이 단지 멋있기만 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감정들을 표현해내는 방식이라는 걸 보여줬다. 즐거움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조금은 우스워져도 상관없다는 것. 이것은 안남근이 미션을 하면서도 그 오디션의 경쟁을 무화시키고 무대 자체를 즐기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몸에 깃든 성향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춤은 그래서 그 동작의 언어를 통해 그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댄싱9>에서 심사위원인 이용우와 하휘동이 심사를 하다가 눈물을 쏟아내는 건 그들의 마음이 춤을 통해 몸으로 고스란히 전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댄싱9>이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여타의 오디션들과 다른 지점이다. <댄싱9>만이 전해주는 그 특별한 감동은 단순히 기술을 보는 것이 아니라 춤을 통한 그 마음을 전달받는 과정에서 생겨난다.

캡틴 김설진이 보여준 리더로서의 그 뭉클한 희생정신과 안남근이 춤을 통해 보여준 그 즐거움과 유쾌함은 이제 우리에게 춤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갖게 만든다. 그것은 마치 우리가 사용하는 말처럼 그 사람의 내면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몸의 언어라는 것. 그리고 그 언어는 말보다 훨씬 더 우리를 울린다는 것.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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