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진행·심사 허점에도‘댄싱'이 인기 있는 이유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댄싱 위드 더 스타'의 가능성은 이미 '무한도전' 댄스스포츠 특집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무엇보다 춤과 음악 자체가 주는 흥겨움이 있고, 춤이 익숙하지 않은 스타들이 노력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이 주는 감동이 있다. 전문 댄스스포츠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가는 과정의 재미 또한 쏠쏠하다. 게다가 이건 오디션이다. 매주 주어진 미션에 따라 치열한 오디션을 벌이고 그 중 한 팀은 탈락한다. 서바이벌이 주는 긴장감 또한 프로그램에 집중하게 만드는 이유다.
실제로 '댄싱 위드 더 스타'에서 참가자들의 부상투혼은 보는 이를 감동하게 한다. 무대에서 프로 선수들 같은 놀라운 기량의 춤을 선보인 김규리는 정강이가 온통 멍이 들 정도로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결국 체력적인 한계로 하차했지만 김영철은 사극 촬영의 와중에서도 링거까지 맞아가며 투혼을 벌였다. 문희준은 경연 도중 엄지손톱이 갈라지는 부상을 입었지만 그것을 오히려 숨기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결국 그 날 경연에서 최종 우승자가 되었다.
하지만 스타들을 빼놓고 보면 이 프로그램은 꽤 많은 허점들을 드러낸다. 먼저 MC를 보고 있는 이덕화의 진행 스타일에 대한 비판이다. 이덕화는 과거 쇼 프로그램 MC를 통해 보여준 것처럼 편안한 애드립이 특징이다. '부탁해요' 같은 멘트는 유행어가 되어버렸다. 초반에 이덕화 특유의 이런 진행 스타일은 아직 무대가 어색한 스타들의 긴장감을 풀어주었다는 점에서 순기능을 했다.
하지만 차츰 경연이 진행되면서 이 편안한 애드립은 오히려 오디션에 대한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너무 편안한' 진행 방식은 심지어 심사위원들의 심사에 대한 타박으로까지 이어졌고, "너무 좋아", "너무 싫어", "속상하다"는 식의 직접적인 감정토로의 멘트는 닭살스럽게 여겨진다는 반응까지 생겨났다. '댄싱 위드 더 스타'는 쇼 프로그램이 아니고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점, 따라서 실시간 투표에 MC의 멘트 하나하나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덕화의 진행스타일은 분명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한편 심사위원들의 심사 또한 과연 얼마나 공정한가에 대한 것도 의문이다. 댄스스포츠 국가대표팀 감독이기도 한 황선우 심사위원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상반된다. 전문적인 멘트가 핵심을 찌른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김영철, 이봉주에게 상대적인 후한 점수를 준다는 의견도 나온다. 발레리나 김주원은 물론 부드러운 심사의 역할을 맡은 게 분명하지만 그렇더라도 심사평이 너무 비전문적인 느낌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물론 방송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심사만이 아니라 재미있는 멘트가 더 주목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래도 당락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심사는 좀 더 전문성과 공정성을 가져야하지 않을까.

다른 한편으로 영상 연출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생방송의 한계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카메라 워킹이 나무 단조로워 다이내믹한 춤의 다양한 매력을 포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심지어는 중요한 춤동작 자체를 카메라가 잡아내지 못하는 경우까지 생기곤 한다. 오상진 아나운서가 마이클 잭슨의 문 워크를 할 때 카메라가 엉뚱한 곳을 비추고 있었던 것은 열심히 노력해서 무대에 선 스타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이다.
이런 많은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댄싱 위드 더 스타'는 금요일 저녁 최고 시청률을 내고 있다. 즉 스타들의 고군분투가 결국 큰 매력으로 자리하면서 이런 결과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만일 여기에 좀 더 균형 있는 진행과 전문적이면서도 공정한 심사가 곁들여졌다면 어땠을까. 지금의 시청률보다 훨씬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지금도 부상투혼을 하고 있을 스타들을 위해서라도 프로그램 제작진들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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