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가수’ 명예졸업, 매니저들은 해당사항 없다
[엔터미디어=최명희의 대거리]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 명예졸업 제도가 전격 도입됐다. 7번의 경연에서 살아남은 가수들은 명예롭게 무대를 떠날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원년 멤버로 다소 지친 기색을 보이고 있는 김범수, 박정현, 윤도현 등 출연가수들은 탈락이라는 부담감 없이 경연을 마무리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됐다. 새로운 가수들이 대거 영입되면서 프로그램은 다양성 확보를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과정은 순조롭지 않았다. 이달 들어 일부 출연자의 발언 등을 통해 ‘8월중 시즌2가 시작된다’는 말이 돌았다. 사실 ‘나가수’가 일단 6개월을 진행해 보고 방향성을 모색할 것이라는 예상은 초반부터 나왔던 터였다. 문제가 되자 지난 21일 MBC 이진숙 홍보국장은 "'나가수' 시즌2는 없고 지금의 체제대로 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신정수 PD는 ‘명예졸업’이라는 형식을 빌려 사실상의 시즌2 도입을 시인했다.
원년 멤버의 팬들을 중심으로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고 사실 최상의 결정인가에 대해서는 회의감도 없지 않으나 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제작진의 고충은 십분 이해가 간다. 윤도현, 박정현, 김범수 등 원년 멤버들도 이미 콘서트, 음반발매 등 명예졸업 후의 활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정수 PD 등 ‘나가수’ 제작진이 초심으로 돌아와 사실상의 시즌2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길 바란다. 결국 ‘나가수’는 가수들의 전쟁터다. 박정현, 김범수, 윤도현의 빈자리를 확실하게 차지할 수 있는 가수 섭외에서 승부수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고수’들을 모셔야 한다. 현재 이들 세 가수가 ‘나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합치면 임재범이 차지하던 그것과 비교해도 더하면 더했지 덜 하진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그맨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정현과 환상의 궁합을 맞췄던 김태현, 사실상 프로그램 보조MC의 역할도 담당하던 김범수의 매니저 박명수, 윤도현의 절친 후배 김제동을 ‘나가수’ 무대에서 계속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명예졸업 제도의 도입취지를 감안하면 이들 개그맨들은 이번 제도와는 무관하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이전의 방식과 동일하게 한번 쉬고 매니저를 맡거나 아니면 곧바로 다른 가수의 매니저를 맡는 게 좋은 방법이다. 최대 4명의 가수가 교체되는 상황에서 경험있는 매니저 한 명이 아쉬울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를 무엇 때문에 하느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동안 당연한 게 너무 당연하게도 이뤄지지 않은 많은 경험을 제공한 ‘나가수’이기에 개그맨들에게는 명예졸업이 ‘훈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제작진이 염두에 두길 조언한다.
대중들의 시선이 ‘나가수’ 신입 가수후보군 못지 않게 개그맨들을 향하고 있는 것은 바로 김제동 때문이다. 그리고 ‘나가수’가 다른 방송이 아닌 MBC를 통해 전파를 타기 때문이다. MBC는 최근 사회적 발언을 하는 사람의 프로그램 고정출연을 제한한다는 소셜테이너 출연제한 규정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김여진의 '손석희의 시선집중' 고정 출연이 무산됐다. 바로 다음 타겟은 김제동이라는 말이 나왔다. 윤도현도 좋게 보지 않는다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제기됐다. 모두 기회가 닿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신념을 밝혔던 연예인들이다.
사실 신정수 PD의 인기는 그다지 높지 않다.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고 있는 ‘나가수’에 비하면 그렇다는 말이다. 이번 명예졸업 제도도 실제 도입 취지와 무관하게 ‘옥주현이 탈락하자마자 제도를 바꿨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김제동, 박명수, 김태현 등 원년 매니저들을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유없이 매니저들을 하차시킨다면 또 다른 논란이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나가수’에도 좋지 않다.
최명희 기자 enter@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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