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해피투게더', 선정성은 답이 아냐!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스틸컷] '해피투게더'의 최고 강점은 특유의 편안함이다. 유재석을 비롯한 박명수, 박미선, 신봉선은 게스트들을 위해 아낌없이 무너지고 때론 콕콕 찌르면서 그들로 하여금 편안하게 자신들의 매력을 발산하게 만들어준다. 목욕탕이라는 공간은 바로 그 편안함을 부지불식간에 느끼게 해주는 설정이다.
하지만 너무 오래 같은 형식을 반복해온 탓일까. 최근 들어 '해피투게더'는 늘 비슷비슷한 토크의 반복처럼 여겨질 때가 많다. 출연하는 게스트에 따라 집중도가 달라지는 것은 토크쇼가 형식적인 재미를 보여주기보다는 게스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얘기다. 한때 쟁반노래방이나 도전 암기송이 주던 긴장감은 이제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토크쇼의 형식상 어쩔 수 없이 게스트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이제 '해피투게더'의 형식이 주는 기대감이 과거만 못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형식의 힘이 사라지면 결국 남는 것은 게스트다. 따라서 MC들도 토크쇼 형식의 재미를 증폭시키기보다는 게스트를 통해 재미를 뽑아내려 안간힘을 쓸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면 조금은 과도하고 무리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하는데, 그 대표적인 경우가 신세경, 전혜빈, 한정수와 휘성, 김태우가 게스트로 나온 방송이다. 이 방송에서 이야기는 너무 지나치게 성적인 코드로 넘어간 듯한 인상이 짙었다.
신세경을 두고 이미 초등학생 때 완성된 몸이었다고 말하는 한정수도 그렇고, 전혜빈이 군인들 앞에서 섹시춤을 춰 코피가 나게 만들었다는 얘기도 그렇다. 굳이 전혜빈을 세워서 섹시 춤을 추라고 부추기는 모습은 유재석 답지 않은 인상마저 주었다. 무엇보다 신세경을 청순 글래머로 지칭하며 섹시한 자세를 해보거나 춤을 추라는 식의 주문은 톡톡 튀는 이야기를 찾기 힘든 현재 '해피투게더'의 형식미 없는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그나마 뭔가 새로웠던 것은 휘성과 김태우가 즉석에서 서로의 테크닉을 뽐내며 노래를 불렀던 장면이다. 물론 이것은 '놀러와' 같은 토크쇼에서 많이 보던 장면이다. 하지만, 그래도 지금껏 '해피투게더'에서는 발견하기 힘들었던 그 풍경은 이제 일상처럼 특별함이 없는 '해피투게더'의 형식 속에서 도드라져 보였다. 그만큼 '해피투게더'가 새로움을 발견하기 힘들게 되었다는 반증이다.
'해피투게더'는 현재 시즌3에 이를 만큼 장수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하나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해왔기 때문이다. 쟁반노래방에서 '반갑다 친구야'로 또 도전 암기송 같은 사우나 미션으로 그 형식을 바꿔가며 새로운 재미를 추구했기 때문에 게스트의 편차와 상관없이 MC들만의 재능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예능이 만들어졌던 것이다.
'해피투게더'의 그 목욕탕으로 대변되는 편안한 분위기는 그 어떤 것과도 대체 불가능한 이 토크쇼만의 매력이다. 새로운 형식이 생겨난다고 해도 그 편안한 특유의 분위기는 사라지면 안될 것이다. 하지만 형식은 아무리 좋아도 반복되면 지루해진다. 지금 '해피투게더'는 그 편안함을 이끌어낼 무언가 새로운 형식을 모색해야할 때다. 그래서 앞으로도 시청자들이 '함께 행복해지는' 토크쇼로 '해피투게더'를 기억할 수 있기를.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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