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해적판, 100년 전에도 골칫거리

[엔터미디어=듀나의 그 때 그 이야기] 세상 모든 중요한 발명품들이 그렇듯, 영화는 생일이 여럿이다. 아마 그 생일은 착시 효과를 이용해 그림을 움직이게 하는 장난감들이 나왔던 1860년대의 어느 날일 수도 있고, 윌리엄 케네디 로리 딕슨이 활동사진 장난감 키네토스코프를 발명한 1889년이 될 수도 있으며, 뤼미에르 형제가 [열차의 도착]을 극장에서 상영했던 1895년 12월 28일일 수도 있다. (왜 발명왕 에디슨의 이름이 없느냐고 묻지 마시라. 에디슨의 연구소에서 키네토스코프를 만든 건 직원인 딕슨이고, 에디슨은 특허를 챙긴 고용주였을 뿐이다.)

1902년 9월 1일은 아마도 영화라는 예술의 마지막, 그리고 결정적인 생일일 것이다. 이 날은 조르주 멜리에스의 [달세계 여행]이 처음으로 소개된 날이다. 쥘 베른의 [지구에서 달까지]와 허버트 조지 웰즈의 [달세계 최초의 인간]을 묶어 자유롭게 각색한 이 경쾌한 판타지 영화가 개봉됨과 동시에 현대 영화를 구성하는 수많은 것들이 동시에 태어났다. 극영화, SF영화, 특수효과, 편집 그리고 검열. 그렇다. [달세계 여행]은 영화사상 최초로 검열의 대상이 된 영화이다. 높으신 어르신들이 엑스트라 여성 무용수들의 허벅지가 드러나 있는 걸 보고 분노했다나.

영화는 대성공이었고, 상식에 따르면 이를 만든 멜리에스는 떼돈을 벌어 마땅했다. 하지만 ‘발명왕’ 토머스 앨버 에디슨의 그의 계획을 방해했다. 그가 이 영화를 미국에 수출하기 직전에 에디슨의 회사에서는 영화의 해적판 복사물을 미국 전역에 풀었다. 멜리에스의 영화는 여전히 성공적이었지만, 결국 이를 통해 멜리에스는 파산을 맞는다.

두 편의 클립을 소개한다. [달세계 여행] 전편(http://youtu.be/1eVtv1YyzOU)과 톰 행크스가 제작한 [지구에서 달까지]의 에피소드의 클립(http://youtu.be/XA9e1LTFZHo)으로, 톰 행크스는 조르주 멜리에스를 연기한다.


칼럼니스트 듀나 djuna01@empas.com


[사진=영화 ‘달세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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