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밋밋해진 ‘슈스케3’·‘위탄2’, 돌파구는 없을까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슈퍼스타K2'가 허각 신드롬을 낳았을 때 오디션 프로그램은 예능에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 예측되었다. 간접광고 허용으로 지상파도 이 트렌드에 뛰어들었고 ‘위대한 탄생’은 멘토제를 넣어 지상파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공을 알렸다. 그 후 오디션과 음악은 예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되었다. ‘나는 가수다’나 ‘불후의 명곡2’가 기성가수들의 오디션을 시도하면서 그 출연자들의 외연을 넓혔다면, ‘기적의 오디션’, ‘김연아의 키스 앤 크라이’, ‘도전자’, ‘신입사원’, ‘댄싱 위드 더 스타’, ‘코리아 갓 탤런트’ 등은 오디션 소재의 폭을 넓혔다.

하지만 결과를 보자. 과연 오디션 프로그램은 모두 성공적이었을까. 생각만큼 그렇지는 못한 것 같다. ‘기적의 오디션’은 아무런 기적도 보여주지 못한 채 2%대의 시청률에 머물러 있고, ‘도전자’나 ‘신입사원’ 역시 대중적인 이목을 끌지 못했다. ‘김연아의 키스 앤 크라이’와 ‘댄싱 위드 더 스타’는 어느 정도 시청률을 가져갔지만 역시 기대 만큼이라고 하기에는 무리다. ‘코리아 갓 탤런트’는 투자 대비 효과가 적었다. 그나마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슈퍼스타K3', ‘위대한 탄생2’, 변형 오디션이라 할 수 있는 ‘나는 가수다’와 ‘불후의 명곡2’ 정도다.

그런데 이 주목받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상황도 그다지 고무적이지는 않다. 물론 ‘슈퍼스타K3'는 여전히 주목도가 높다. 투개월, 버스커버스커, 무엇보다 울랄라세션이 그렇다. 과거보다 그룹을 포함시켰기 때문에 솔로들만 나오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이야기들도 등장한다. 실력에 있어 떨어지는 것도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이들에 대한 주목도는 작년 ‘슈퍼스타K2'의 허각, 존박, 강승윤, 장재인 등에 미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것은 ‘위대한 탄생2’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실력이 출중한 후보자들이 분명 존재하지만 어딘지 그 화제성이 예전 만큼에는 못 미치고 있다. 왜 그럴까.

일단 너무 많아진 오디션 프로그램과 그로인해 익숙해진 형식이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된다. ‘슈퍼스타K3'와 ‘위대한 탄생2’는 순수 자력의 경쟁과 멘토링이라는 차이가 존재하지만 사실상 그 형식적 틀은 거의 똑같다. 예선 본선을 치르고 합숙에 들어가는 순서나, 무대에서 노래하고 그걸 심사하는 방식, 그 중간 중간에 그들의 사연이나 이야기를 첨가하는 편집방식, 합격이냐 불합격이냐를 놓고 긴장감을 높이는 진행방식 등 거의 똑같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위대한 탄생2’에서 멘토링 개념이 들어가면 방송은 달라지지만 그것 역시 대중들에게 이미 익숙해져 있는 상황이다.



여기저기서 오디션 프로그램이 쏟아지다 보니 그 과정이 주는 짜릿한 자극과 감동도 그만큼 희석되고 있다. 즉 우리는 이제 처음부터 시청하지 못했더라도 언제 어느 부분에서든 즉각적으로 그 무대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패턴이 읽히게 되면 남는 건 그 스토리의 강약을 조절하거나(자극성을 높이거나) 편집 방식의 변화로 읽힌 패턴을 뒤집는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점점 자극적으로 될 수밖에 없는 독설심사와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면서 스토리를 극대화하는 편집방식(이 과정에서 이른바 악마의 편집이 나온다)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된다.

하지만 이것은 임시적인 방편일 뿐, 프로그램 자체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어줄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한다. 유일한 방법은 보다 강력한 참가자들(가창력이든 스토리든)을 가져오는 것이지만, 이렇게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난립하다보면 가능성 있는 참가자들을 끌어 모으는 것 자체가 방송사가 치러야할 오디션이 될 수밖에 없다. 되는 상품이라고 모두가 뛰어들면 결국 그 상품 자체의 매력은 더 빠르게 소비되기 마련이다.

이것은 현재 ‘나는 가수다’나 ‘불후의 명곡2’에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이 프로그램들 역시 이 패턴의 늪에 빠져 있다. ‘불후의 명곡2’가 출연가수들을 아이돌에 국한시키지 않겠다고 나선 것이나, ‘나는 가수다’가 조용필을 전설로 모신 것, 또 ‘악마의 편집’을 문제시하면서도 실상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상당부분 그 편집 툴로 바뀌고 있는 현상 등은, 이 패턴들이 얼마나 반복적이고 또 그렇기 때문에 이를 벗어나기 위해 얼마나 제작진들이 몸부림을 치고 있는가를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이렇게 가다간 오디션 프로그램 자체의 매력이 모두 휘발되는 지경에 이르지 않을까. 물론 그렇게까지 가지는 않겠지만 너무 많아지고 반복된 오디션 형식은 이제 그 틀에 박힌 구조를 어떻게 신선하게 바꿀 것인가를 고민할 단계에 이르렀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net,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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